◆발제자 - 김경량(대전문화연대 팀장)
상록문화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는 심훈정신의 재정립과 군민화합이라는 두 가지 큰 테마를 어떻게 결합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내용과 형식의 조화라는 측면은 쉽지않은 문제이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상록문화제를 3일간 지켜보면서 집행부에서 당진군민이 문화수용자로서 갖고 있는 문화적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켜 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상록문화제에서는 타 지역의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점이 있었다. 다양한 단위행사들에 군민들이 직접 참여해 즐김으로써 행사의 주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군민들 스스로가 상록문화제에 대한 애정과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사가 아무런 변화 없이 반복적으로 계속된다면 식상해지는 것은 당연할 뿐더러 형식적인 행사로 추락할 우려가 있다. 기존에 있는 행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보다는 행사내용과 진행에 대해 새로운 기획을 꾸준히 연구, 개발함으로써 항상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군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 대폭 확대된 체험행사는 기획이나 시도도 좋았고, 군민들의 호응도 좋았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대할 수 없는 것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었다.
그러나 일부 체험행사는 상황에 따른 발빠른 대응이 부족한 점이 보였고, 체험행사에 대한 사전 홍보도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상록문화제가 타 지역의 문화제에 비해 잘 된 점도 있었지만 곳곳에서 보완해야 할 문제점들도 눈에 띄었다. 각 단위행사들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되어 있고, 특화되거나 집중적으로 투자를 한 행사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번 상록문화제가 가장 미흡했던 점은 아마도 홍보의 부족일 것이다. 상록문화제가 대내외적 인지도를 높이고 군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행사 직전에 홍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록문화제 행사 중 1년 내내 분산개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주말에 상록문화제와 관련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군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당진만의 특화된 내용으로 외부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단위행사에 올릴 팀들에 대한 선발, 연습 등을 연중 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체계를 갖추는 것도 좋은 방안 중의 하나이다. 이렇게 되면 그 단위행사 뿐만 아니라 상록문화제가 3일 간의 ‘반짝행사’로 그치지 않고 연속성을 갖게 된다.
홍보를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집행위원회의 일정이나 상황을 설명하고 군민들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서 군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각종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상록문화제가 군민들의 것임을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당진은 농촌이라기보다 농촌에서 도시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 맞는 행사를 어떻게 찾아내고 만들어낼 것인가, 그리고 그 행사를 어떻게 군민들의 입맛에 맞는 행사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상록문화제에 참여할 수 없는 문화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로 찾아가는 문화예술행사를 마련한다던가, 셔틀버스를 운행하여 적극적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일들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재정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행정기관과 민간차원에서의 원활한 협력체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재정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민간차원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획으로 상록문화제를 발전, 변모시켜나가야 한다.
◆토론자 - 우진영(예산국제풍물제 조직이사)
상록문화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주제가 있는 문화예술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심훈 정신의 현대적인 재해석과 함께 이에 상응하는 내용을 담을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대중성까지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선행되어야만 상록문화제가 기존의 틀을 벗어나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이렇게 될 때 심훈선생의 정신은 온데 간데 없고 축제행사만 있다는 일부의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심훈정신을 상록문화제에 적절히 적용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심훈문학상의 확대를 들 수 있다. 심훈문학상 공모에 소설뿐만 아니라 시나리오를 첨가하는 방법도 검토해 보면 좋을 듯 하다.
심훈선생은 생전에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요즘 젊은층들 또한 영상에 많은 관심이 있다는 공통점을 생각해 보자. 영상부문에 대한 프로그램의 개발도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상록문화제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문화일꾼을 키워낼 수 있는 아카데미가 필요하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외부인사들을 초청하는 것도 좋지만 지역에서 문화적 역량을 갖춘 사람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일은 더욱 고무적이라 할 것이다.
◆토론자 - 황규호(전 상록문화제 집행위원장)
군에서 예산지원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군은 지원에만 만족하고 축제에 대해 간섭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홍보도 행정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주어야하는데 집행된 예산에 대해 트집만 잡으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점이다. 행정과 집행위간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 교류가 필요하다.
◆토론자 - 한창준(남이흥장군문화제 집행위원장)
상록문화제가 타 지역의 축제와 비교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특성화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보령의 머드축제, 금산의 인삼축제 등과 같이 ‘어느 지역의 어떤 축제에 가면 무엇이 있다’와 같은 특색있는 ‘무엇’이 상록문화제에는 없다.
상록문화제에 대해서는 누구나 심훈정신을 꼽는데 심훈선생과 심훈정신에 대한 홍보부족으로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턱없는 예산부족도 상록문화제의 발전을 가로막는 중요한 요인이다. 현실적이지 못한 예산으로는 아무리 좋은 내용의 문화제라 하더라도 행사를 치르는데 무리가 있다.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토론자 - 최평곤(상록문화제 집행위 기획위원장)
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에서는 그동안 주제가 있는 문화예술축제에 대한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이렇다 할 답을 내지 못했다. 그만큼 쉬운 문제가 아닌 것만큼은 확실하다.
특히 새로운 시도를 위해 작은 행사 하나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대부분의 단위행사들은 오랫동안 주관해 오던 단체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 행사 하나도 빼고 넣는 일이 어렵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는 그동안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했고, 올 상록문화제에서 군민들을 끌어들이고 호응을 얻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
상록문화제 행사가 백화점식으로 나열되어 있고 타지역과 차별화되지 못했다는 데에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적 부분에 대해서 수입이 없는 소모성 축제라는 일부의 의견에는 공감하지 않는다. 문화예술행사를 경제적 부가가치를 고려한 상업적인 행사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상록문화제는 경제적 이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군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나아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의미있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상록문화제를 어떤 식으로 특화시킬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체 평가회의에서 논의가 있었다. 심훈정신을 개척정신, 진보적인 정신으로 해석하고 이와 상응되는 행사를 기획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여성문화제나 실버축제의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변모를 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심훈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어떤 내용을 채워 어떤 행사로 활성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쉽게 답을 내지 못했다.
상록문화제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 중 또 한가지는 예산의 부족이다. 함평의 나비축제 등 타 지역의 축제와 비교해봐도 예산이 터무니없이 적다. 행정기관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를 꾸준히 해야 할 것이다.
상록문화제의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에서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행정기관, 사회단체, 문화단체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기획위원회를 꾸려 당진 최대의 축제인 상록문화제를 살리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