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에 들려진 ‘추억’ 한 장은 처음 보는 낯선 젊은이 앞에서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그것은 아마도 내 앞에 있는 현실보다 추억의 사진 속 현실이 더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억 한 장이 갖는 힘은 믿어 볼만도 하다.

추억을 함께 하면 서먹함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처럼 사람을 가깝게 만든다.

첫번째 사진은 20여년 전 딸 연옥(25)이가 팔이 부러졌을 때 친구(박관수)가 운영했던 접골원에 갔을 때의 사진이다. 그 당시만해도 당진에는 병원이 많지 않아 뼈를 맞춰주는 접골원이 따로 있었다. 옆에는 어머니(배선운, 88)의 모습이다. 항상 그랬지만 딸 들이 아프거나 다쳤을 때는 마음이 덜컹 했다. 큰 병 없이 잘 자라준 일곱 딸이 새삼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두번째 사진은 아내 최병구(61)와 동작동 국립묘지 박정희 대통령 운구차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세상은 박 대통령을 욕하기도 하지만 나에게 박 대통령의 추억은 깊기만 하다. 특히 삽교천 저수지 개통식 참관 후 저격을 당해 그 충격은 더 컸던 것 같다.

세번째 사진은 아내와 딸 연금(33)이가 결혼해 살고 있는 LA에 갔을 때 손녀와 찍은 사진이다. 보고 싶어도 거리가 멀어 보지 못하는 심정은 겪어보지 않고는 모를 것이다. 딸이 영주권을 얻어 한국에 드나들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또 사돈들과 미국 관광지를 여행 했던 것도 기억난다.

네번째 사진은 아내와 태국 여행을 갔을 때 태국주민과 찍은 사진이다. 여행은 항상 가슴에 무엇인가를 안겨준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사진 속 내가 생각했던 것과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그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지금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눈과 몸이 전과 같이 않기 때문에(웃음)....

※이은묵(63) 새마을지도자는 아내인 최병구씨와 일곱 딸을 둔 아버지로 석포리에서 경로당 총무와 벼농사 일을 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