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에서 정미소하던 젊은이
‘뮤직맨 밴드’의 메인보컬로 당진 음악계 ‘데뷔’
80년대, 그 격렬한 변화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젊은 시절을 길거리에서 보내야 했던 사람들이 불렀던 노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7080’이라고 불리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
그 시대를 몸으로 겪었고, 음악으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마흔을 넘기고 사회적으로 안정을 이루기 시작할 때 과거에 음악에 빠져 살았던 자신을 기억하고 다시 기타를 잡는 경우가 많다.
고대면 성산리에 사는 지광근(40)씨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다. 중학교 때 처음 기타를 잡고 밴드 활동을 했었던 지씨. 대학을 졸업한 후 안산에서 살며 정미소를 운영했던 지광근씨는 지난 1994년 당진으로 내려왔다.
당진에 사는 10여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지광근씨. 그는 작년부터 주변의 지인들과 함께 ‘뮤직맨’이라는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제 1회 창고음악회’의 주인공
이 ‘뮤직맨 밴드’의 첫 콘서트는 그의 곡물창고에서 열린 ‘제 1회 창고음악회’. 지난해 9월 열린 이 독특한 음악회는 뮤직맨 밴드가 이웃주민들을 위해 준비한 음악 축제였다.
130여 평의 공간에 150여명이 간신히 끼어들어갔으니 얼마나 성황을 이뤘을지는 보지 않아도 눈에 선했다.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공연이지만 뮤직맨 밴드는 자신들의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스포츠 선수가 부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쉬다가 성공적으로 복귀 무대를 가진 것에 비교할 수 있을까?
아직도 무대에서 떨리는 그들
지광근씨는 말은 하지 않지만 무대에 서본 경험이 많은 듯했다. 흔히 말하는 ‘끼’가 있다고 해야할까? 학교 다닐때까지 밴드를 구성하고 보컬도 맡으면서 무대에 서왔을 그. 그런 그를 보며 무대에 서면 떨리지 않느냐고 웃으며 물었다. 그는 “무대에 서면 많이 떨리고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장하지만 일단 노래를 시작하면 달라진다”고 말한다.
노래를 하면서 자신의 열정을 분출시키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되면 앞의 관객들의 얼굴을 보면서 노래를 즐기게 된다고 한다. 노래를 마치고 무대를 내려올 때의 성취감과 함께...
집에서 여는 작은 콘서트
요즘은 작은 통기타마저도 고가를 자랑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닦아놓지 않으면 ‘음악’하기 어렵다.
지광근씨는 그 어려움을 뛰어넘은 듯했다. 집안에 전문가용 반주기를 갖춰놓고 다양한 종류의 기타도 마련해놓았다. 농사짓는 터라 바쁜 와중에도 틈날 때마다 연주를 즐긴다고.
지광근씨는 이 장비들을 이용해 가끔 집에서 작은 콘서트를 연다. 가족들이 관객이며 무대는 거실. 콘서트가 아니라 그가 연습을 하고 있을 때도 옆에서 지켜보며 박수를 쳐준다.
“길거리 콘서트 열고 싶어”
그가 속한 뮤직맨 밴드는 아직 누구도 해보지 못한 길거리 콘서트를 계획중이다. 서울이나 도회지에서는 이와 같은 길거리 콘서트는 드문 것이 아니지만 당진은 너무 삭막한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그 삭막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보려고 지광근씨는 오늘도 틈틈히 연습하고 있다. 공연이 가까워지면 맹연습에 들어갈 그. 음악이 좋아서 다시 기타를 잡은 지광근씨가 길거리에서 당진을 울리는 노래를 불러보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