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南道)에는 산다화가 피면 겨울이 지나간답니다. 산다화는 봄을 위해서 겨울을 보내는 꽃으로 핍니다. 올해도 동백은 그렇게 지난 겨울의 나머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화(梅花)는 봄을 맞으려 피어납니다.
그러면 춘삼월(春三月)이라는 봄이 옵니다.
날씨는 차가웠지만 마음에 핀 매화가 그렇게 그리워서 조급하게 남도 길을 떠났습니다. 마음 놓고 돌아다니지 못한 것이 그리움처럼 나를 서두르는가 봅니다. 아마 이 세상에서 매화를 보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어서인가 봅니다.
병중의 나에게는 차가운 날씨이고 자유스럽지 못한 몸과 힘든 육신이 움직임을 불편스럽게는 하지만 보고 싶음 때문에 재촉을 했습니다.
때로는 숨조차 쉬기가 어려우면서도 나는 나도 모르게 꽃 마중을 떠나는 나에게 미소를 지어 보내게 됩니다.
매화는 꽃에서 아름다움이 다릅니다.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면서 꽃이라는 아름다움이 일시에 무너져 버리기 때문에 나무마다 다른 꽃의 아름다움을 구분을 할 수가 없습니다.
꽃은 흰색과 분홍색이 있습니다. 그리고 꽃받침도 두가지인데 푸른색과 붉은색이 있습니다. 매화꽃 가득한 매원(梅園)에 도착한 나는 아름다움에 긴 여정의 피로를 잊었습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찾고 있는 매화꽃이 보이지 않아서 낙망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커다란 매원(梅園)에도 청매(靑梅)가 없다는 건가.
힘든 걸음으로 한참을 돌아 다녔습니다. 아내의 걱정을 귓전으로 하고 그 넓은 매원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고 나는 매원의 한쪽 곁에서 청매를 만났습니다. 만나는 반가움이 가득했습니다.
청매는 꽃받침이 푸른색이고 새순 가지가 푸른색이어서 꽃이 꽃받침에 받치면 희다 못해 파리한 푸른색으로 보입니다. 달빛이 감싸 안은 청매(靑梅) 꽃은 선녀와 같습니다. 이 아름다움을 만날 때 누가 술이 없음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별로 가진 것은 없지만 하느님이 주시는 사랑과 이렇게 자연도 먹고 삽니다.
아름다운 청매화는 대호지면 도이리 남이흥 장군 사당에도 있습니다.
※학부에서는 수의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는 체외수정을 연구했다.
일본 북해도 낙농학원대학에서 전자 현미경으로 생식세포의 단계별 변화를 연구했다. 당진에서 동물병원을 개설·운영하였고 당진축협배합사료공장장을 맡기도 했다.
국내 유전자변형연구에 참여했고 국립공주문화대학 애완동물과와 공주대학 특수동물학과에서 십 년 넘게 강의를 했다.
말기 폐암으로 1개월의 생존을 선고 받고 하루 하루를 이어 가는 시한 부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언제 떠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30 년을 넘게 당진군 송악면 가학리 학래산방(鶴來山房) 에서 살다가 지금은 경기 안양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