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저 큰 갈참나무 한 그루가 들어 있단다”

땅에 떨어진 도토리는 떡갈나무 아래 낙엽 속에서 두려움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나뭇잎 속에서 숨어 지내며 먹이를 찾아 헤매는 짐승들을 피하고 얼어 죽을듯한 추위로 고통을 당할 때 함께 누워있던 나뭇잎이 도토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 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 줄 아니?”

“바로 저 큰 갈참나무 한 그루가 들어 있단다.”

이렇게 한마디의 격려에 희망과 용기를 얻은 그 도토리는 시련을 이겨내고 훌륭한 갈참나무가 되었습니다.

삶이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는 우리에게 갖가지의 형태로 어려움도 즐거움도 다가옵니다. 때로는 그 것들이 싫어지기도 하지요.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우리가 마음 먹은 대로만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현 순간을 내가 얼마나 성실히 살고 있느냐 하는 것 입니다. 우리의 삶은 순간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순간이라도 잃는다면 그 것은 어두움의 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선분(線分)이 무수한 점으로 이루어진다는 수학의 정의(定義)처럼 점이 없으면 선분(線分)이 아니듯 현 순간을 잃어버린다면 그 것은 삶이 아닙니다.

때로는 실망스러워서 슬퍼질 때도 있고 기쁨에 넘쳐서 환호작약(歡呼雀躍)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그 것은 일 순간의 꿈처럼 허무함을 느끼게 하고는 합니다. 삶이란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 입니다. 모든 욕심에서 떠나서 오직 서로를 사랑하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삶의 어려움은 때로는 우리에게 고통이 되지만 그로 인해서 이 세상은 살만한 가치도 있고 도전해 볼 만한 이유가 항상 존재합니다. 다만 그 것을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마음 안에서 할 때 우리에게는 기쁨으로 주어집니다.

우리의 삶에서 희망이 빠지면 우리의 삶은 공허합니다. 그리스의 신화에서 판도라의 상자는 우리에게 그것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모든 부정적인 것들은 상자의 뚜껑을 여는 순간 밖으로 나왔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것은 희망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에게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허락하셨습니다. 그것은 우리들 인간에게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버지는 언제나 자식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합니다. 나도 그러한 마음입니다. 나도 그렇게 마음의 아버지로 함께 살고자 합니다. 비록 내가 언제 세상을 떠날지는 모르지만 세상에서 만난 아름다운 인연은 하늘나라에서도 계속될 것입니다.

※권건오(60)씨는 당진축협에서 사료공장 공장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2003년 4월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권씨는 현재 경기도 안양시에서 부인 김애숙(56)씨와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