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운동을 시작한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았습니다. 너무나 감격스러웠습니다.”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된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 민족통일대축전에 방북대표단의 일원으로 참가하고 돌아온 이명남 당진장로교회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평화통일위원장)는 아직까지도 감동의 여운이 남아있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1982년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통일운동의 물꼬를 튼 이후 가택연금과 집회불허 등 수많은 고초를 겪어야 했고 민주화가 진전된 후에도 외국에서 열린 공식행사에서만 북측인사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십년 간을 통일운동에 몸 바친 이 목사였지만 북한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목사는 방문단이 투숙했던 고려호텔을 나와 행사장인 김일성 경기장까지 행진하는 동안 비 오는 와중에도 가두에 집결해 대대적인 환영식을 벌이는 5만명의 평양시민들을 보며 진한 민족애와 함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평양거리는 예전과 같은 대결을 부추기는 선전구호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만나는 북한주민들은 모두 따뜻하게 맞아줬다고 한다.

남한의 종교인을 대표해 북한 그리스도연맹의 봉숙교회와 칠골교회를 방문한 이 목사는 그곳의 교인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남측대표로 대회사를 낭독한 이 목사는 봉숙교회의 성가대가 상당한 수준이었으며 교인들도 대단히 열정적이었다고 평했다.

16일에는 정주영 기념체육관에서 남측과 북측, 해외교포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가졌다.

이 목사도 고교시절 배구선수로 활약한 경험을 살려 최고령자로 배구대회에 출전했으며 참가자 모두 축제분위기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목사는 “서로 다른 이념과 사상, 정치체제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동질성을 찾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단일민족으로 같은 언어와 풍습을 갖고 있는 만큼 반드시 통일해야 한다는 인식을 더욱 확고하게 갖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