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삼교 철다리와 학소대
▲ 연삼교 철다리와 학소대

동해에 우뚝 솟아 하늘을 찌를 듯한 기암 절벽과 수많은 폭포 그리고 소와 담으로 연이어진 동악의 명소 내연산(內延山, 930m)의 내연계곡은 신비에 쌓여진 오지의 계곡으로 그 이름만도 보경사계곡, 청아골, 12폭포 골이라 부르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심오한 계곡의 아름다운 절경이 내연산의 풍광을 압도하는 곳으로 넓은 암반을 타고 수정처럼 흐르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거대한 수직 단애와 기암절경은 마치 병풍을 두른 듯 천혜비경을 이루며 유서 깊은 천년태고의 고찰 보경사가 명사찰로서 내연산의 명성을 더해준다.

내연계곡은 연산폭포에 이르기까지 한순간도 시선 돌릴 틈 없는 점입가경이 이어지며 수많은 폭포가 유산객의 시선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면 거대한 협곡은 산악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절벽마다 기묘하게 서있는 노송의 절경 또한 신선들이 모여든다는 신비의 계곡이다.

또한 28경에 달하는 아름다운 승경과 비단을 펼쳐놓은 듯한 12개의 폭포와 천혜비경의 아름다움은 미의 절경을 이루며 60여리 주능선과 20여리 계곡에는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과 골짜기마다 폭포가 연이어진다. 그리고 내연산은 크게 내연계곡, 연산폭포, 시명리 코스로 나눌 수 있으며 보경사에서 연산폭포까지는 기암절경과 폭포와 소와 담이 몰려 있고 연산폭포에서 시명리까지는 깊은 수림 속의 웅장한 골짜기가 이어지며 시명리에서 샘재까지는 평범한 골짜기의 분위기를 보인다.

길가로 난 콘크리트 수로를 따라 보경사 앞뜰을 지나려니 보경사 창건설화가 선뜻 뇌리를 스쳐간다. 당나라 때 서역승려 마등과 축법란이 중국에서 가져온 팔면경을 신라 승려 일조에게 주면서 동해 끝 청담호에 거울을 묻고 사찰을 세우면 불법이 만세에 번성한다고 하자 그가 이곳을 찾아 보경사를 세웠으며 오랜 세월동안 불법을 수행하며 전진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천하제일의 길지와 명사찰로 거듭나고 있다.

푸른 나뭇잎 사이로 세어 나온 햇살이 따갑게만 느껴지는 7월의 열기가 온몸으로 파고든다. 그러나 내연산은 꼭 한번 탐방을 권할만한 곳으로 산수의 청아함과 비움을 위한 정연함이 느껴지는 곳이며 등산로에 들어서면 해맑은 청유가 백옥 같은 박석을 휘감고 흐르니 물 속에 잠겨있는 모든 것들은 마치 에메랄드빛 보석을 보는 듯 현란함이 느껴진다.

사찰을 20분 거리에 두고 계곡 따라 높이 솟은 검푸른 암벽이 수십 척 단애를 이루니 음습함이 느껴지며 길게 펼쳐놓은 두 줄기 물기둥이 온 계곡을 포효하며 흰빛 굵은 선을 그으니 상생폭포다.

물보라 자욱한 계곡과 촉촉이 젖은 산길을 따라 오르니 암벽이 산 사면을 가로막고 해 맑은 청유가 담을 이루니 기하담이며 폭포위로 솟구친 암주를 기하대라 한다. 그 옛날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에 빠진 선비가 실의에 빠져 지내다 두 사람이 함께 절벽에서 소로 뛰어내렸다는 슬픈 전설을 생각하며 상생폭포 우측의 철 계단을 올라섰다. 물보라 머금은 잎새가 유난히 푸른빛을 발하는 산길을 따라 왼쪽 바위틈으로 횐 빛 물기둥이 포말을 토하며 낙화하는 보현폭포를 지나 평지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100m가량 오르니 보현암 푯말이 보인다. 또한 5분 거리의 계곡을 따라 숲 속으로 보일 듯 말 듯 한 무풍폭포는 주능선에서 약간 벗어나 있으며 두 가닥 물줄기가 10m높이에서 힘차게 쏟아져 내리는 장관을 이른다.

보경사를 기점으로 1시간 거리를 두고 내연 골의 꽃 관음폭포와 연산폭포로 향하니 무풍폭포 뒤로 솟은 암벽이 비하대며 관음폭포 옆에 솟은 절벽이 연산암이다. 폭포주변에 움푹 움푹 파인 기이한 석굴형상을 하고 있는 관음폭포가 쌍폭을 이루며 흘러내리고 연산암 우측에 선 직벽이 학소대다. 20m에 이르는 연산교 철다리에서 넘어질 듯이 다가서는 학소대를 바라보니 거대한 수직벽이 마치 탱화를 걸어놓은 듯 산과 계곡을 가로막으니 가히 계곡의 비경은 장대하게 쏟아지는 시원스러운 폭포요! 산수의 절경은 웅장하게 펼쳐지는 기암괴석의 수려함이다.

연산교를 지나니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연산폭포가 오색 무지개빛 물보라를 일으키며 백색비단이 가닥가닥 펼쳐 내리듯 낙화하니 환상의 장관을 이룬다. 대부분 유산객들은 이곳 연산교를 끝으로 하산길에 접어든다. 일행은 연산암 왼쪽 급경사 암반을 따라 정상을 향하여 올라서니 내연골에서 설레는 마음은 한 순간에 사라지고 부드러운 흙길을 30분 가량 오르니 멀리 주능선이 타원형을 이루며 장쾌하게 뻗어 내리고 크고 작은 지 능선은 선명한 선을 그으며 계곡을 향하여 그 맥을 묻는다.

최고봉인 향로봉에 올라서니 동으로 동해바다와 영일만이 시원스럽게 바라보이고 서쪽으로 보련산과 그 넘어 팔공산까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삼지봉 정상은 평범한 능선 위에 봉긋 솟은 정상이다 내연산은 그저 평범한 육산에 불과하지만 이 산이 안고 있는 계곡은 알찬 비경을 자랑하는 우리 나라에서도 손꼽히는 계곡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곳이다. 또한 산악인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동악 최고의 승경을 자랑하는 자연이 빚어놓은 최고의 걸작이며 계곡의 절경이 산 전체의 풍광을 능가하는 이곳은 이승에 있는 선계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계곡이다.

2005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