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정보 수집 사생활 침해 우려 허술한 근태관리도 개선돼야

당진군이 손등의 혈관 모양으로 본인을 식별하는 ‘정맥 인식기’의 도입을 검토하자 공무원노조(지부장 최창용)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당진군은 지난달 21일 간부회의에서 직원 근태 및 시간 외 근무수당 관리를 목적으로 정맥 인식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진군은 정맥 인식기 도입 방안에 대해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정맥 인식기 도입 방안이 공식적으로 검토되자 공무원노조 당진군지부는 지난달 25일 성명서를 통해 “군부 독재시절이나 있을 법한 통제와 탄압의 수단인 정맥인식기까지 설치할 계획으로 구시대로의 회귀를 노리고 있으며 헌법에 보장된 사생활까지 침해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 초 중앙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국내 한 벤처기업에서 개발한 정맥인식기는 안산시청을 비롯해 전국 9개 시·군·구청과 경찰청 및 국방부 전산실, 기업·국민은행 등 33개 기관에 근태관리 및 출입 통제용으로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맥 인식기는 손등의 혈관모양이 사람마다 다른 점을 이용해 적외선으로 감지, 본인임을 식별하는 장치로 국내의 한 벤처기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설치비용을 포함해 대당 360만원, 군청 전체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1억2천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그러나 각자의 고유한 생체정보를 특정기관이 수집하고 이용하는 것에 대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생체정보는 신원 확인을 위한 확실한 방법일 뿐 아니라 개인의 특성을 가장 완전하게 보여주는 고유하고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생체정보가 유출될 경우 심각한 사생활 침해와 함께 상업적 이용, 사회적 차별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실제로 공공기관과 기업에서 관리하고 있던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한 개인신상정보가 인터넷 등을 떠돌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창용 공무원노조 당진지부장은 “정맥인식기는 심각한 사생활 침해의 우려를 낳을 수 있다”며 “공무원 근태 및 시간 외 수당관리는 교육을 통한 자질향상과 행정혁신, 책임성 강화 등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침해에 대한 논란 못지 않게 공무원들의 근태와 시간 외 수당에 대한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올 초 서울시의 도봉구청에서는 직원들이 편법으로 야근수당을 받아온 사실이 적발돼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조상연 당진참여연대 회장은 “정맥인식기는 일종의 작업장 감시기계로 개인의 생체정보를 수집함으로써 인권 침해와 노동 감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정맥인식기 도입이 검토될 정도로 공무원 근태 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은 분명한 만큼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