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이들만큼 유별난 애환이 있을까 싶다. 우강의 두 이상수씨. 유독 이름으로 인한 에피소드가 많은 이유는 두 사람 모두 오래전부터 지역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맡고 있는 직함도 비슷하다. 대포리 이상수(54)씨는 현재 우강농촌지도자회 회장이다. 부장리 이상수(50)씨는 우강새마을지도자회 회장이다. 그래서 자주 이들의 얼굴을 접하는 지역내 기관단체장들조차 혼동한다. 궁리 끝에 대포리 이상수씨가 공개제안을 했다. 자신이 나이가 많으니 ‘큰상수’, 상대는 ‘작은 상수’라고 불러 달라고... 그런데 정작 덩치는 ‘작은 상수’가 훨씬 크다. 사람들은 또 헷갈린다.

“한번은 아우(부장리 이상수씨) 통장에 들어가야 할 수매대금이 농협직원의 실수로 제 통장으로 들어 온 적이 있었죠. 편지같은 것도 나한테 배달돼 뜯어서 읽어 본 적도 있었어요.”

형님 이상수씨의 말이다.

에피소드는 계속된다. 작년에 아우 이상수씨가 회장인 새마을지도자회에서 불우이웃돕기 바자회를 했다. 그런데 행사 다음날 형님 이상수씨 집으로 전화가 왔다.

“미안혀, 나 어제 거기 뭇갔네”

“지가 아니라 부장리 이상수 행사였슈”

“그려?”

이런 대화는 연중 비일비재하다. ‘직책 여러개 맡고 있어 힘들지 않느냐’는 위로는 두 사람 모두 듣는 얘기다.

이름이 같아 득 본 사연도 있다. 두 사람이 초상집에 부의금을 했다. 한사람은 5만원, 한사람은 3만원. 그런데 둘다 이름 앞에 마을명 쓰는 것을 빼놓는 바람에 상주쪽에서 어느 이상수가 얼마를 한지 몰라 결국 ‘부조돈은 깎아 먹을 수 없으니’ 두 이상수씨 모두 5만원씩 한것으로 쳐주기로 했단다. 3만원 낸 이상수씨가 덕을 본 셈이다.

아우 이상수씨는  또 다른 이상수씨와의 에피소드가 있다. 상대는 바로 전 국회의원 이상수씨. 새마을 임원들끼리 국회 견학을 간적이 있었다. 마침 간 곳이 국회 정보위원회였고 위원장이 이상수의원이었던 것. 그때부터 아우 이상수씨는 이상수의원과 굴곡 많은 역정(?)을 함께 하게 된다. 그가 구속됐을 땐 “얼마나 심기가 불편하시느냐”는 위로를 받았고 엊그제 특별사면을 받았을 땐 “축하드린다. 재기하셔야 하지 않겠느냐”는 인사를 받았다.

어쨌든 우강의 두 이상수씨는 동명이인으로 살아가는 일에 이미 익숙해졌다. 단지 형님 이상수씨는 자신이 먼저 사회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세간에 조금 더 알려져 아우의 사생활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반면 아우 이상수씨는 자신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형님의 이름이기도 한 그 이름에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자주한다고 한다.

“어쨌든 이상수가 잘돼야 하지 않겄어?”

모처럼 자리를 함께 한 두 사람. 어느덧 영글어 가는 우강들판에 서서 ‘서로 이름값을 올려주자’며 손을 맞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