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메카 당진의 미래
당진에서 INI스틸로 가다보면 고로제철소를 반대하는 각양각색의 플래카드가 눈에 띈다,
부도이후 주인을 찾지 못하던 한보철강을 현대차그룹이 인수한다고 했을 때부터 우리 당진이 포항제철의 뒤를 잇는 명실상부한 철강메카로 발돋움한다는 즐거운 기대감을 누구나 갖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스틸의 정착화 과정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줄 뿐이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거대기업들이 그러하듯 자신들의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모든 일을 처리해 나가다보니 당진의 토착기업들은 부러운 눈으로 손가락만 빨고 있는 형국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지역기업들은 그 기술이 일정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도 있는 줄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기술의 공유와 협력으로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저들의 목표를 이루어내는 데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선결과제가 아닐까? 물론 과거 한보철강과 현대차그룹의 기업문화를 단순비교한다는 건 의미가 없겠지만 INI스틸은 자신들의 기업활동의 전제조건으로 당진군민에 대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본다면 한보철강과의 비교우위에서 너무 뒤쳐지지 않았나 하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INI스틸이 추진하는 고로제철소는 첫째로 주민들의 희생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사업이다. 얼마전 공청회에서도 느낀 바지만 물론 하나밖에 없는 지구라는 관점에서 그들도 환경에 중점을 두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사실에 이의를 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과거와 다른 환경친화적인 시설의 건설과 그 운영에 있어서의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 사업추진에 앞서 주민 설득과정을 다각도로 펼쳤어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우리나라 경제개발의 신화라 할 수 있는 고 정주영회장이 생전에 해온 것처럼 그 개발독재시대에 하던 밀어붙이기 추진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어떤 통계는 중국의 양쯔강에서 흘러나오는 산업폐수가 서해를 황폐화시키고 그곳으로부터 중금속으로 오염된 공기가 우리나라는 물론이요 태평양 상공을 거쳐 LA하늘에 까지 이른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라면 우리 당진군민의 청정환경, 해나루쌀을 지켜나간다는 명분은 일정부분 퇴색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전반적인 철강경기의 수요뿐만 아니라 포항제철의 시설의 노후화로 인하여 제2의 일관제철소가 꼭 필요한 상황이고, 더구나 이대로라면 머지 않아 중국이나 일본으로부터 자동차용 강판같은 고급 철강재를 사다 쓸 수밖에 없는 처리라는데, 또한 쌀시장개방을 비롯하여 세계무역환경은 당사국간 FTA체결의 가속화를 불러오고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청정환경만을 고집하다보면 국가경쟁력의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인데, 천혜의 청정환경과 그에 따른 무공해쌀을 쉽사리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참으로 생각할 수록 답답한 일이다.
다만 오염원을 제거하는 첨단시설의 설치와 지역주민에 대한 이해와 홍보를 바탕으로 그 공해방지시설에 대한 군민의 신뢰가 굳건하다면 우리 당진이 제2의 철강메카로 거듭나서 국가경제를 선도하는 새로운 첨단도시로 성장하는 미래를 꿈꿀 수도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