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읍 사기소리에 사는 최명식(67)씨는 아직도 농사일에 소달구지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저녁놀이 지던 무렵, 다 여문 콩을 수확해 실어 나르던 와중에 카메라에 잡혔다.
“신문에 한번 나왔다가 창피해서 죽는 줄 알았다”며 한사코 싫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기계화영농’시대에 왜 아직도 달구지를 버리지 못하는지 조목조목 이유를 말한다.
“경운기는 툭하믄 넘어가서 위험하기도 하고 논에 빠질때두 있는디 이건 그럴 염려가 읍지유. 두렁 같은 것두 경운기루는 어려운디 요건 양쪽으루 착착 흙 쌓아 올려 잘 만들구유.”
또 한가지, 기름값 걱정할 일도 없다. 고장을 일으켜 눈코뜰새 없이 바쁜 농번기에 기계 수리하는데 한나절씩 허비할 일도 없다.
최씨의 소는 5년 전 송아지 때부터 최씨에게 길들여져 봄엔 논밭을 갈고 가을엔 수확한 벼와 밭작물을 나르고 있다. 새끼도 잘 낳아 최씨에게 짭짤한 소득을 올려주기도 했다. 요새 소값으로 놓고 보자면 그깟 콩 몇짐, 벼 몇단 실어나르기 위해 이 놈을 부리는게 아깝다는(?)생각이 든다. 그러나 최씨는 “팔 생각 없다”고 잘라 말한다.
“송아지가 비싸지 큰 소는 별거 아뉴. 그리구 우선 이 눔이 있어야 내가 편하니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