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로는 1인칭으로 때로는 2인칭으로 해학이 담긴 세상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는 만담꾼이 마술사로 변신했다.
김영수(62, 순성면)씨는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만담으로 소외계층들에게 작은 웃음을 선사해오던 ‘만담자원봉사자’였다. 그런 김씨가 1년여 전 마술수업을 받은 뒤 여전히 소외계층 앞에 서고 있다.
만담꾼에서 마술사로 역할 바꿈을 한 것이 달라진 점이라면 달라진 점이다. 그러나 간혹 마술 중간 중간에 만담을 하기 때문에 입담의 즐거움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김영수씨의 마술은 사실 서툰 눈속임에 가깝다. 또 스스로 노력해 쌓은 실력이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다보니 때로는 미숙함도 엿보인다. 하지만 이런 김씨를 보는 불우한 이웃들은 김씨 때문에 웃고, 놀라워한다.
특히 아이들은 눈앞에서 ‘번쩍’이는 신기함 때문에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꿈을 갖게 된다. 이런 아이들처럼 일반 사람들도 대부분 마술을 좋아한다.
김씨가 마술을 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유머 있는 얘기, 역사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밑천이 딸리더군요. 그렇다고 했던 만담을 또 하고 다시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시작한 게 마술이예요.”
만담의 소재가 바닥날 만큼 김씨는 각종 봉사현장에서 소외계층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무대에 섰다. 하지만 그 무대란 일반인들이 생각하듯 그럴싸한 곳은 아니다. 산만하고 별다른 무엇도 갖춰져 있지 않은 ‘관객들이 있기에 무대’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돈을 위해 하는 것도 아니고 명성을 쌓기 위해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김씨는 오늘도 무대에 선다. 바로 무대에 섰을 때 ‘진짜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틈틈이 연습하지만 실력이 어련하겠어요. 사실 제가 하는 마술은 눈속임에 불과하답니다. 그래도 노인양반들이 흐뭇해 하시고 아이들이 좋아하니 기쁠 뿐이예요. 분명 제 손을 거치면 손수건이 장미꽃이 되고, 찢어졌던 신문지가 다시 붙어 나옵니다. 그런데 진짜 마술은 그런 것이 아닌 것 같아요. 바로 어두움이 가득했던 사람들의 얼굴이 마술로 인해 밝게 변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짜 ‘마술’입니다.”
김씨는 자신이 눈속임을 하는 사람이 아닌 마술사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