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교육청이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원당초등학교의 학구조정 문제를 놓고 원칙도, 방향도 없이 좌충우돌하는 바람에 학부모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다름아닌 내년도 원당초등학교로 가게 될 계성초 학생들의 학년결정 문제에 대해 학부모 의견수렴을 거칠 것을 요구한 학구조정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전학년이 옮겨가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다시 이를 번복한 것이다.
당진교육청은 지난 10월13일 처음으로 개최된 원당초 학구조정 위원회에서 계성초 재학생 중 원당1·2리, 시곡1리, 송산면 금암1리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내년부터 원당초등학교로 가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 단, 위원들은 졸업을 불과 1·2년 앞두고 다른 학교로 가야하는 고학년 학부모들의 우려를 감안해 몇 학년까지 원당초로 갈 것이냐에 대해서는 해당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것을 교육청측에 요구했다. 그런데 교육청은 위원회가 있은지 한달이 넘도록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형식의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지난 11월22일, 계성초등학교에서 열린 학부모 설명회에서 전학년이 모두 원당초등학교로 가는 것으로 발표를 했다.
몇학년까지 원당초등학교로 가게 할 것이냐는 한 학부모의 질문에 교육청 담당자는 전 학년이 모두 가게 된다고 공언을 했으며 이날 배포된 자료도 그러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그같은 입장을 밝힌지 불과 일주일만에 입장을 바꿔 5학년 학생에 한해 자율적으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지난 30일 밝혔다. 교육청이 이같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계성초 학부모들 중 특히 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 상당수가 원당초등학교로 가지 않으려고 잇따라 계성초 학구로 위장전입을 해 놓는 등 혼란을 겪었다. 실제로 지난 30일 당진읍사무소에서 만난 계성초 5학년의 한 학부모는 “1년만 다니면 졸업인데 다른 학교로 가는 것에 대해 친구관계도 걱정되고 여러 가지로 걱정되는 게 많아 계성초 학구로 주소를 옮겨놓으러 왔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해 학교 선생님에게 전화했더니 이 방법(주소이전)을 가르쳐주시더라”는 말까지 했다. 또한 학구조정계획이 발표된 10월 중순을 전후해 잇따라 원당초 학구에서 계성초 학구로 주소를 이전한 사례가 당진읍사무소 자료 공람결과 부지기수였다.
이런 상태로라면 내년도 문을 여는 원당초등학교 6학년 교실은 텅텅 비게 될 것이 자명했고 이에 따른 학사운영의 파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교육청측이 이같은 이상기류를 감지하고 원당초 개교시 계획했던 학생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쏟아질 상부의 문책이 두려워 뒤늦게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때문이다. 어쨌든 당진교육청이 이같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뒤늦게 입장을 바꾼 속사정이 무엇이든 간에 일련의 과정은 교육당국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의견수렴절차를 생략한채 원칙만 고수하다가 뒤늦게 문제가 불거지자 슬그머니 입장을 바꾸는 행태는 학생과 학부모들이야 어찌되었든 자신들의 입지만 생각한 결과가 아니겠냐는 비난을 피해나가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계성초등학교가 오랜 과밀현상을 해소하고 신설 원당초등학교가 지역의 새로운 명문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신설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우’를 탓하기에 앞서 교육계 종사자들의 열린 사고와 민주적 자세가 먼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