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포스코 광양제철소2. 일본 JFE스틸 서일본제철소3. 포스코 포항제철소
▲ 1.포스코 광양제철소2. 일본 JFE스틸 서일본제철소3. 포스코 포항제철소

편집자주     INI스틸이 송산지역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신청한 이래 계속되어온 논란에 대해 본지는 광양제철소와 일본 JFE(Japan Future Enterprise) 스틸의 후쿠야마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제철소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이어지는 기획으로 국내 첫 제철소로 세워진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직접 방문했다.

본지가 3회에 걸쳐 연재한 ‘고로제철소, 안전한가?’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쇳가루 날려 여름에도 창문 못 열고 빨래도 못 널어

인구 3만명 넘던 해도동 지금은 1만5천명

국내 최초 제철소 ‘포철’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국내에서 최초로 건설된 ‘고로제철소’다. 1968년 박정희 대통령 재직 당시 정부 차원의 투자로 시작돼 1981년 완공됐다.

포항제철소는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인 광양제철소와 달리 선진철강업체와 경쟁한다는 취지 아래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1600만톤의 광양제철소에 비해 약간 적은 1200만톤 규모다.

포항제철소에는 4기의 고로설비와 시범운영 중인 파이넥스 설비 2기가 가동되고 있다. 약 270여만평의 대지 위에 지어진 공장에는 현재 9천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의 특징은 열연·냉연뿐만 아니라 피아노 선이나 못 같은 것을 만들 수 있는 선재, 모터를 만들 수 있는 전기강판, 스테인레스 등의 다양한 제품을 조금씩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북 제1의 도시 ‘포항’

포항의 인구는 52만명으로 경상북도내 제1의 도시다. 포항제철소가 들어서고 인구유입이 급속히 이뤄진데다 1995년 인근 영일군을 흡수하면서 인구면이나 시 규모면에서 경북 제1의 도시가 됐다.

포항에서 만난 포항제철소 협력업체 (주)경한의 곽병도(42) 팀장은 고향이 당진이었다. 곽 팀장은 “직장을 포항에서 잡으면서 포항으로 오게 됐다”며 “제철소에서 근무하는 9천여명과 500여개의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만여명의 직원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까지 고려해보면 포항제철소를 빼고는 포항을 이야기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의 경제활동이 모두 제철소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철소가 포항에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과는 수치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철소가 포항에 가져온 것들

포항제철소가 매년 포항시에 내는 세금은 500여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광양제철소와 마찬가지로 최근 철강경기의 호황으로 매출이 늘어 포항시의 세수입도 같이 늘었다고. 그 외에도 각종 지원사업, 장학금, 지역내 행사에 대한 재정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지역에 전달되는 돈이 약 천억원 가량에 이른다고 말했다.

올해 포항시의 재정규모는 6291억원. 이 중 지방세수입이 1920억원 가량이다. 포항제철소가 내는 법인세 이외에 포항제철소의 근무인원들이 내는 주민세, 소득세 등 각종 세금이 이 지방세 수입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철강경기의 호황은 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세수입 상승을 가져왔다.

고로 배출 다이옥신, 도시 쓰레기 소각장의 20배

포스코의 포항·광양제철소의 소결로(燒結爐)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의 농도는 도시의 쓰레기 소각로 기준치의 20배에 달하는 것으로 최근 자료조사 결과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2005년 4월23일자로 보도한 국립환경연구원의 보고서에 이와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 환경부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측정한 포항·광양제철소의 소결로 굴뚝의 다이옥신 배출농도는 배출가스 1㎥당 평균 0.9367ng(나노그램=10억분의 1g)에 달했다. 이는 도시 쓰레기 소각로 배출 기준치(㎥당 0.1ng)의 9배를 넘는 수준이다. 또 배출농도가 가장 진한 곳은 2.0595ng으로 쓰레기 소각로의 20배나 됐다.

이 결과는 국립환경연구원이 인용한 환경부의 제철소 다이옥신 배출량 측정 결과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며 제철소 다이옥신 배출량 측정은 환경부의 요청에 따라 환경관리공단 등이 총 16회에 걸쳐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국립환경연구원이 자체적으로 2003년 포항·광양 제철소 소결로 굴뚝에서 여덟 차례 다이옥신을 측정한 내용도 담겨 있다. 측정 결과 제철소의 다이옥신 배출 농도는 평균 0.625ng이었다.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포항환경운동연합은 포스코에 강력히 항의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의 박창호 운영위원장은 “다이옥신 배출이 1981년 이후 계속되어 왔다는 말인데 포스코 측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도동 주민들, 포스코공해피해보상대책위 구성

포항에도 ‘포항의 태인동’인 해도동이 있었다. 해도동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포스코의 굴뚝들과 마주하고 있었다.

해도동의 주민들은 올해 4월 중앙일보의 고로제철소의 다이옥신 배출량에 대한 보도 이후 포스코공해피해보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영순)를 구성해 포스코를 상대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영순 위원장은 “강 건너에 고로가 서 있는데 어떻게 편하게 살 수 있겠는가”라며 “쇳가루가 날려 여름에도 창문을 열어 놓지 못하고 빨래를 해도 밖에다 널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계속 이 지역에서 살아왔는데 주민들에게 이렇게 피해를 주는데도 나 몰라라하고 있는 것이 포스코”라며 “대책위 차원에서 포스코에게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도동에는 포항제철소가 들어서고 ‘동’으로 승격하면서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주했으나 지금은 이영순 위원장을 비롯한 노인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으며 인구도 1만5천명 정도로 줄었다고 한다.

포스코와 싸우는 주민들

포스코공해피해보상대책위원회는 포스코측과 면담을 요청하거나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11월 초에 실시됐던 ‘방사능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 주민투표’ 때문에 주민들도 그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지만 방폐장이 경주로 확정됨에 따라 대책위원회의 활동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에는 포항시 공해피해 대책을 요구하며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주민들을 포항시가 경찰에 고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포항시는 ‘포스코공해피해보상대책위원회’의 해도동 주민들이 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며 청사 진입을 시도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며 이영순 위원장 등 간부들을 지난 11월16일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 또한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포스코 공해가 정확한 수치로 드러나고 주민들의 피해가 심한데도 포스코와 포항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대책을 세워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문견학    철광석 가루의 산, 날리는 쇳가루

시험 가동 중인 파이넥스 설비

11월 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방문하고 견학을 실시했다. 포항제철소는 외부인들이 제철소 내부를 직접 둘러볼 수 있도록 방문자 공식 견학코스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으며, 방문자들은 지정된 코스를 돌며 제철소 내부를 견학하게 된다. 견학시간은 약 1 시간 가량이며, 버스를 타고 제철소 내부를 돌아보게 된다.

포항제철소 본사 부근에 있는 홍보관에서 홍보영상을 시청하고 곧바로 버스에 올라 제철소 정문으로 향했다.

하수종말처리장, 변전소 등 제철소 부대설비 등을 지나 원료인 철광석 가루가 산처럼 쌓여있는 곳에 이르렀다. 대충 세어 봐도 수십개에 이르는 ‘철광석 사구’들이 쌓여있었으며 안내를 맡았던 홍보도우미는 “바람이 많이 불면 이 가루들이 바람에 날려 인근주민들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며 “고착제를 윗부분에 뿌려 굳혀서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엔 4기의 고로와 2기의 파이넥스 시설를 차례로 둘러봤다. 홍보도우미는 “세계 최초로 포스코에서 개발한 파이넥스 설비”라며 “현재 시험 가동중이며 조만간 상용화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