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공을 앞둔 읍내토지구획정리지구 내에서 한 주민이 차로 위를 걷고 있다. 단지내에 차 다닐 차로와 빗물이 흐를 측구는 있어도 사람 다닐 인도는 없다.
▲ 완공을 앞둔 읍내토지구획정리지구 내에서 한 주민이 차로 위를 걷고 있다. 단지내에 차 다닐 차로와 빗물이 흐를 측구는 있어도 사람 다닐 인도는 없다.

다음달 완공을 앞둔 읍내토지구획정리지구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단지 내에 인도가 거의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보행자의 안전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진군이 시행하고 있는 읍내토지구획정리사업은 현재 공정이 97%로 다음달 30일 기반시설 준공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사업단지 내의 도로 양쪽에 있어야 할 인도가 눈에 띄지 않는다. 사업시행자인 당진군이 현행 법규정을 들어 의무사항이 아니라며 처음부터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진군 도시건축과 도시개발팀의 관계자는 “읍내토지구획정리지구 내의 도로는 8m 도로로 현행 법규에 의하면 10m이상의 도로에 인도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며 “8m 도로에 인도를 설치하게 되면 감보율(토지구획정리사업에 필요한 공공용지 확보와 공사의 재정 충당을 목적으로 공출받는 토지의 비율)이 높아져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단지의 곳곳에 과속방지턱이 설치돼 있어 과속 차량으로 인한 위험은 크지 않다고 판단됐다”며 “인도가 없다고 해도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따라서 토지구획정리지구가 완공돼 주거단지가 조성되면 단지 내의 주민들은 도로 양쪽의 좁다란 L형 측구(도로면의 물을 배수하기 위해 도로의 측면에 설치하는 구조물) 위로 걸어다녀야 한다. 빗물이 흘러야 할 길을 사람들이 빌려 사용하는 격이다.

반면 차량을 위한 차로는 단지 내 블록별로 네모 반듯하고 시원하게 뚫려 있을 뿐만 아니라 중앙선까지 그려지는 등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다. 단지 내 도로에 차량을 위한 차로, 빗물이 흐르는 측구는 있어도 사람이 다닐 인도는 없는 형국이다.

당진군에서는 토지구획정리지구 내의 8m 도로는 인도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적 근거로 들고 있는 ‘도시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도 보도의 확보를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이 규칙 제10조 8호에는 ‘일반도로(폭 4미터 이상의 도로)는 보행자의 통행에 필요한 보도의 폭을 충분히 확보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물론 법규정 외에도 당진군은 인도가 설치될 경우 감보율이 더 높아지면서 토지의 이용률이 떨어져 환지를 받는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구 시가지의 경우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새로 조성되는 토지구획정리지구마저도 인도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보행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준공된 경기도 화성시 진안토지구획정리지구의 경우도 주택과 상가가 입주하면서 주민들이 인도도 없는 차로로 내몰려 위험천만하게 보행하고 있고 학생들이 등하교시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이 각종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민원이 폭주하자 화성시는 단지내 도로 폭을 8m에서 6m로 조정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인도를 확보할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읍내토지구획정리지구의 인도 미설치에 대해 민간단체에서도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당진읍번영회 이인수 사무국장은 “읍내토지구획 정리지구의 경우 대로변에는 인도가 설치돼 있으나 하천변을 비롯한 나머지 도로에는 인도가 없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당진읍번영회 차원에서도 당진군에 정식으로 건의문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