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5·31 지방선거 보도 기획위원들이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와 과제에 대한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본지 5·31 지방선거 보도 기획위원들이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와 과제에 대한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일시 : 2006년 4월4일 오후 6시

장소 : 당진시대 신문사 회의실

사회 : 최종길 발행인  쪾정리 : 유종준 기자

편집자 주 - 5·31 지방선거가 이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자체가 본격 도입된 후 10년. 많은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서서히 우리사회에 정착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의 다른 각 분야에 비하면 변화와 발전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시대를 선도하기는커녕 뒤따라가기에 급급한 지방자치는 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그 어떤 미사여구를 사용했든 결국 지금까지의 지방선거는 몇몇 정치인과 토호세력들의 입신양명을 위한 창구로 이용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책선거가 사라지고 후보자 개인의 학연, 지연, 혈연을 중심으로 한 선거가 판을쳤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를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가 중심이 되는 선거, 인물이 아닌 이슈와 정책을 중심으로 한 선거로 치르는 길이 진정한 지방자치의 새시대를 여는 길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계 각층의 인사들로 구성한 지방선거 보도 기획위원회의 위원들을 초청해 ‘5·31 지방선거의 의미와 과제’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최종길(주간 당진시대 발행인): 이번 선거는 예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있다. 군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이 이뤄지고 유급제와 함께 중선거구제가 도입됐다.

과거에는 특정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했으나 지금은 후보의 경쟁력이 당락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또한 지역색 못지 않게 선거판을 흐렸던 관권, 금권선거 시비도 거의 사라졌다. 앞으로는 정책선거를 통해 경쟁하는 풍토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며 유권자를 들러리가 아닌 주인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선 이번 선거의 의미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말해달라.

김종식(전 쌀전업농 당진군연합회장):중선거구제로 개편되다 보니 소지역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유급제로 인해 후보자가 난립하고 있다. 그 동안은 지방의원들을 일꾼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지역봉사와는 관계없이 출마한 분들도 있다. 각 읍면당 1명씩 선출하던 방식에서 중선거구제로 변경되다 보니 지역선거 구도로 치러지고 있어 유권자들로서는 혼란스럽다. 집중단속 때문인지 공명선거는 정착되고 있는 것 같다.

금품수수 등에 대해 선관위가 마을마다 조사하고 있어 이제는 돈주고 받아서는 안된다는 의식이 정착되고 있다.

이한복(면천중 교사): 긍정적인 면은 우선 후보가 다양화됐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후보의 면면이 단조로웠고 색깔이 일정했으나 지금은 차별화된 후보들이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공약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깊이 있는, 그리고 현실성 있는 공약이 제시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안효권(맑고 푸른 당진21 사무국장): 새로 도입된 제도가 미완성된 상태에서 과도기에 시행되는 선거라고 볼 수 있다. 유급제가 겸직금지나 국비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자체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도입되는 바람에 군수급으로 봉급이 책정됐다가 결국 20-30% 인상되는 선에서 그쳤다. 이번 선거까지는 지역의 토호와 유력인사들이 당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다음 선거부터는 겸직이 금지되고 매니페스토 운동이 전개될 것으므로 공약을 실천하지 못할 경우 나중에 책임져야 될 것이다.

김귀자(합덕대건노인대학 교학부장): 지난 2월 중순 일본의 센다이시에 견학간 적 있었는데 시에 고령기획과가 따로 설립돼 있어 노인들의 활기찬 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노인복지도 그러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출마자들의 정책에 중심을 둬서 살펴야 한다.

이병성(다포로스 대표): 중선거구제가 된만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도 비슷한 것 같다. 또한 중선거구제로 인해 소지역주의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작은 면에서는 의원이 못 나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군의원 정당공천의 경우 기준이 없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

김귀자: 한 당에서 3명을 공천하면 도대체 누구를 찍으란 말인가?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 같다.

이한복: 선거제도 개편 이후 처음 있는 선거로서 과도기적인 상태라서 그런것 같다.

안효권: 이번 선거에서 무효표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구 별로 2-3명씩 찍는 줄 아는 사람이 많다.

김귀자: 투표방법에 대한 홍보가 필요할 것 같다.

김종식: 지역에 따라 기권도 많을 것이다.

신철석(아산해운 대표): 원론적으로 기초의원이 뭐 하는 사람들인가 살펴봐야 한다. 주민들은 동네의 대표가 없으면 불이익을 본다고만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기초든, 광역이든 의원의 역할은 행정에 대한 견제이며 입법을 통한 정책의 결정이다. 그러나 그 동안 기초든, 광역이든 의원들은 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가 공천을 받게 되면 한곳에 모아서라도 정책과 공약에 대해 직접 설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표를 만들든지 해서 유권자들이 알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병성: 기초의원들까지 공약을 검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도지사, 군수, 도의원에 대한 공약검증의 자리는 있을 것으로 본다. 빌 공자 공약이 아닌 제대로 된 공약이 제출돼야 한다.

안효권: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철새가 많다. 원래의 자기 정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자신의 정치철학 등에 맞춰 정당을 선택해야 하는데 자기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 만을 갖고 정당을 선택한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다음 선거를 보고 지금부터 인물을 키우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철석: 출마예고제가 필요할 것 같다. 선거 때가 돼서 등 떠밀리는 것처럼 출마하는 것은 지금의 시대에 맞지 않다. 군의원 출마의 뜻이 있으면 지역민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신문에서는 막연하게만 후보자들을 다루지 말고 당적 이동 등을 다뤄야 한다. 또한 지역의 큰 이슈에 대한 평소의 발언과 행동을 파악해서 시류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가령 아이앤아이스틸의 고로사업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킬 수 있으나 노골적으로 이쪽에 와서 반대한다고 하고 저쪽에 가서는 찬성한다고 발언하는 인사들도 있다. 평소의 발언과 행동이 평가받는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언론이 이런 역할을 맡아야 한다.

최종길: 지방선거가 지역의 미래에 대한 토론이 돼야 한다고 봤을 때 이번 선거에서 어떠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보는가?

신철석: 대기업이 입주해야 지역경제가 산다는 명제가 있을 때 과연 기업이 경제와 어떤 연계를 지녀서 발전을 이룰 것인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단지 식당이 잘 되고 취직이 잘 된다고 확신해서는 안 된다. 지역과 기업의 연관관계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군수 후보라면 이 같은 사항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어떤 기업은 한해 200여명을 채용하면서 한 분기에 지역주민을 20명 채용했다고 생색내기도 한다. 면 단위에 취직이 안된 청년들이 있다. 말로만 산학협력이 아닌 제도화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 이같은 문제를 질의서로 만들어 이슈화해야 한다. 막연한 당진발전은 안 된다. 또 기업들은 덩치값을 해야 한다. 선출직 공직자가 취직을 구걸할 것이 아니라 취업협약을 맺어야 한다.

이병성: 앞으로 공단과 고로제철소의 가시화, 당진화력 증설, 고대·부곡공단 입주 등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될 것이다. 대기업 입주는 지역경제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지만 공해문제를 발생시킨다. 공해문제의 해결 없이 살기 좋은 당진이란 있을 수 없다. 농업지역인 당진에 공단이 너무 많다. 고대·부곡공단과 현대제철, 석문공단, 당진화력, 대산공단이 제대로 가동되면 당진은 공해가 가장 심한 지역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종호(당진미협 서양화분과위원장, 교사): 역대 어느 후보자를 봐도 문화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문화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이다. 문화는 정치와 경제를 포함한다. 당진은 도로와 건물은 잘 지어졌지만 내실이 없는 것 같다. 큰 회사가 들어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경제가 안 돌아가는 이유를 분석해서 기업체를 매개로 보완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젊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나왔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명예욕 때문에 나온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노화용(송악농협 상무): 한미 FTA가 내년까지 체결되면 농업은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의원들은 농업이 어렵다고 말은 하는데 농업이 어떤 피해를 입고 지역농업이 어떻게 갈 지에 대해서는 모른다. 언론에서 농업문제에 대해 이러 저러한 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농업문제 중 쌀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2005년 수확기에 전년대비 15% 쌀값이 폭락했다. 영농자재와 생활비는 올라가는데 농업소득이 이 정도 떨어졌다고 한다면 대단한 것이다. 3월말부터 칼로스쌀, 중국쌀 등 값싼 쌀이 유통되는데 지역에서 유통되는 쌀이 어떻게 될지 우려된다. 소득감소에 대비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의원들은 내용을 잘 모른다. 한미 FTA로 인한 피해와 농업대책이 나와야 한다. 일부 보전할 수 있는 부분은 자치단체가 앞서서 해야 한다.

김종식: 당진이 농업군임에도 군민들은 농업이 주는 영향에 대해 잘 모른다. 이 때문에 직불제에 대해 불만을 갖기도 한다. 농업은 다원적 기능을 갖고 있다. 환경과 가장 밀접한 산업이 농업이다. 환경을 살리는 가장 좋은 길은 농업을 살리는 것이다. 보조금을 농민에게 거저 주는 돈으로 생각하는 주민들이 있는데 보조금은 환경을 살리는 돈이다. 보조금이라는 용어를 바꿨으면 좋겠다.

노화용: 군수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업이 입주하면 근로자들이 소비할 쌀이나 부식 등의 소비를 추정해서 우리지역 농산물을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한복: 친환경적 산업은 장기적 발전과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교육문제의 경우 지역의 실업계 고교가 2개 있는데 매우 침체돼 있다. 어떻게 산학연계를 시킬 것인가 제시해야 한다. 기업과 연계하면 학교도 살리고 취업도 늘릴 수 있다.

안효권: 후보자들이 당장의 득표를 목표로 지금 먹고 살 것만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당장의 지역발전에만 혈안이 돼 있고 지역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없다. 지자체로서 한계가 있다고 해도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해야 한다.

노화용: 정책적인 측면에서 불투명한 공약, 난개발 등이 많다. 지역 균형개발 측면에서 남부지역에 산업단지를 지정했다고 하지만 후속 대안이 불투명하다. 장밋빛 계획만 발표했지 언제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 없다. 군청사도 훨씬 넓은 지역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난개발 아닌가.

안효권: 즉흥적, 임기응변적 정책이 많다.

김귀자: 군이 살려면 교육이 잘 돼야 한다. 노인분야만 해도 복지차원으로만 접근해서는 어렵다. 복지차원 뿐 아니라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접근해야 한다.

신철석: 자질이 낮은 사람을 뽑으면 소용없다. 과거 토론회를 보면 질문내용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종식: 그 동안의 선거에서는 돈 벌면 명예를 얻기 위해 후보들이 나왔다.

최종길: 어떤 사람을 뽑을 것인가, 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것인가에 대한 유권자의 자세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신철석: 후보들은 다 전문가인데 선거 전문가이다.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면 비상식적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질이 중요하다. 공약은 곁에 괜찮은 인물 한명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살아온 과정을 검증해야 한다. 현안에 대한 자세와 태도도 중요하다.

이병성: 언론에서 자질이 누가 우수하다고 보도할 수는 없다. 다만 판단기준을 정해서 주민 스스로 판단하게 해야 한다. 후보자들의 과거 좋지 못했던 행동과 경력에 대해 보도해야 한다.

신철석: 현행법상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사람도 많다. 변호사법 위반, 즉 사기죄 등을 감추기도 한다.

이병성: 과거 불미스런 일 때문에 공직에서 물러난 사람도 있다.

이한복: 주간지에서는 쉽지 않은 일인만큼 전과, 당적변경 등 몇가지로 압축해서 지면에 게재해야 한다.

안효권: 유권자도 문제다. 당장 입에 단 공약을 낸 후보를 찍는다.

신철석: 일부 후보들을 보면 주소이전을 굉장히 많이 한 인사들도 있다. 결국 아파트 값 때문인 것이다. 당적 변경만 해도 시류에 영합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병성: 도덕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장이 돼야 한다. 공약 갖고 검증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지 않는다.

안효권: 시민단체도 과거의 낙선운동과 같은 네거티브 운동이 아니라 매니페스토 운동처럼 포지티브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바람직한 인물이 당선되도록 부각해야 한다.

최종길: 위원 여러분께 정책과 신상관련 질문을 받아서 후보자들에 대한 지상토론용 질문지를 만들 예정이다. 아산에서는 후보자들을 방청석에 앉혀 놓고 유권자들이 토론회를 벌이기도 했다. 지방선거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낸 토론회이라고 할 수 있다. 좌담회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