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선생님이 나에게 문의를 했다. 여고에서 남자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성폭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성폭력은 여성들이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했단다. 한 학생이 몹시 화가 나서 여선생님에게 하소연을 하면서 그 남자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자신이 남자 선생님에게 잘못된 성 인식을 항의하게 되면 서로가 감정이 상할 것 같아서 부담이 된다고 한다. 성에 대한 편견이나 왜곡된 인식이 많다. 내가 조언을 해 주었다. 학생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방법은 하나의 방법에 불과 하다.

학생에게 화가 나지만 불이익을 당할까봐 흥분만 할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어떤 의도로 그 말을 하는지 분명히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선생님의 성에 대한 가치관이나 철학을 물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중요한 이슈이고 성 정체성에 대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학생들과 교사들이 토론을 할 수 있도록 문제를 발전적으로 진행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성폭력은 성을 자기 쾌락을 위하여 대상화시키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리스의 신화를 보면 제우스는 여신들을 대상화시키면서 정치를 했다. 남성중심적인 사회가 신화 속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꽃을 보면 만지고 싶다고 우리나라 국회의원 중 한의원이 말을 했다. 꽃이 만져달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그렇게 단정하는 것은 대상에 대한 자기중심적 폭력이다. 그 사회의 건강척도는 사회의 성(sexuality) 건강도와 비례한다. 꽃의 아름다움은 자기 대상화를 시키지 않음으로써 느껴진다.

여성성은 남성성과 균형을 이룰 때에 아름다워진다. 그런데 인류 역사 속에서는 남성성의 폭력이 여성성을 희생시키며 쾌락의 본능을 추구해왔다. 그래서 여성성은 수동적인 것, 희생적인 것, 돌봄을 받아야 할 것, 악의 원천, 욕망의 대상으로 규정되었다.

이러한 관점은 성적 욕망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왔다. 여성은 수동적이고 간접적인 피해자일 뿐이다. 인간은 자신의 성적 욕망이 일으키는 엄청난 파장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이성적이며 존엄한 존재라는 지위를 포기할 수 없는 남자는 희생양을 마련하기에 이르는데, 그 희생양은 바로 여성이었다. 요즘에 우리사회에서 음지에서 양지로 드러난 문제는 성폭력이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받는 충격은 엄청나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겪게 될 가능성이 있는 정신 장애는 이러한 것들이다.

분노, 정신해리, 섭식장애, 정서조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자기비난, 자해, 사회적 철회, 신뢰감 상실, 우울, 불안, 공황장애, 성기능 장애, 약물남용 등이다. 이렇게 많은 정신적인 장애를 겪게 되는 성폭력은 법적인 조치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여성성과 남성성의 균형을 가질 때에 성폭력의 상처는 해결이 될 수 있다.

이글을 쓰고 있는데 연락이 왔다. 여중학생이 남중학생에게 몇 달 동안 금품을 갈취당하고 성폭력을 당했다고 한다. 남학생이 계속 협박을 해서 부모님 지갑의돈을 훔쳐서 주다가 탄로가 나서 내막이 밝혀졌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좋으냐고 학교 담당교사가 문의를 한다. 우선 산부인과에 가서 진단을 받고 경찰에 신고를 하라고 했다. 여성성과 남성성이 아름다워질 때가 아직 멀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