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텃밭 가꾸기, 유기농산물 직거래 추진
편집자주
농업이 위기라고 한다. 농업이 과도기를 맞고 있다고도 한다. 농업의 위기는 과연 무엇이며 농업의 위기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지 제시하기 위해 이번 기획기사를 게재한다.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로 농업이라는 주제에 대해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전국귀농운동본부의 안철환 이사와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시텃밭’ 사업을 소개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도시텃밭은...
도시텃밭은 말 그대로 도시에서 텃밭을 가꾸는 일종의 ‘작은 농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전국귀농운동본부 도시농업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생태적 텃밭 가꾸기’ 사업은 이 ‘작은 농업’ 사업이 추진가능한 형태로 체계화된 것이다.
도시의 자투리 공간, 즉 집 주변의 공터, 베란다, 옥상, 화분 등을 이용해 직접 씨앗을 뿌리고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채소를 가꾸는 것이다. 도시텃밭은 기껏해야 한 평 남짓이기 때문에 유기농법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이렇게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소비한다. 이에 더해 귀농운동본부는 일정한 공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지자체에나 일반 농가에서 분양하는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텃밭은 귀농운동본부에서 추진하는 도시농업 사업의 일환이며 지난 2003년에 시작됐다.
귀농 못한 사람들 위해 시작된 도시농업운동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는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 길은 궁극적으로는 ‘귀농’뿐이라는 생각으로 출발한 단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 농촌이 겪고 있는 문제는 모두 ‘사람’에게서 나온 문제라고 보는 것.
농촌이 점차 고령화되고, 고령화될수록 경쟁력은 떨어진다. 급변하는 사회에 대한 대응력은 당연히 낮아지며 농민들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개선하려는 노력도 하기 어렵다. 결국 인재가 없기 때문에 농촌과 농업의 경쟁력이 낮아지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 젊은이들이 농업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농촌의 현실은 인재를 돌아오게 하지 못한다는 데 딜레마가 있다.
“농촌은 의료시설이나 복지시설과 같은 사회기반시설이 도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당연히 도시에 익숙한 사람들이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것은 국가적인 문제이며,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안철환씨는 그 점을 무척 안타까워했다. 농촌의 경제적 기반이 무너지고, 농업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자생력을 잃은 농촌을 살리는 길은 너무나 멀었던 것. 그렇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했다. 그 과정에서 도시텃밭 가꾸기를 포함한 ‘도시농업운동’이 나왔다.
“도시민들이 와서 배울 수 있는 농장 운영중”
이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귀농운동본부의 안철환(45) 이사는 도시텃밭 사업은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기농은 제조한 것을 먹는 데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몸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소중한 자원으로 재탄생한다는 데 더큰 의미가 있는 겁니다.”
안철환씨는 현재 경기도 안산시에서 ‘바람들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600여평과 약간 떨어진 곳의 800여평을 포함해 1400여평이 바람들이 농장의 농토다. 물론 안씨 혼자가 아니라 농장에 회원으로 가입한 회원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안씨는 이 바람들이 농장이 ‘도시텃밭’을 보급하기 위한 일종의 ‘베이스캠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민들이 직접 작물을 재배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고 경험도 없습니다. 도시민들이 와서 직접 경험하고 재배 방법들을 배우는 장소가 될 겁니다.”
그래서 계곡 사이에 위치해 ‘바람들이 농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농장의 정식명칭은 ‘도시텃밭 안산농장’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들어갈 것
도시텃밭 사업은 이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바람들이 농장과 같은 지역이 전국에 5곳이 있다. 그 외에도 있지만 대표적인 활동을 하는 곳이 부산을 비롯해 5곳이다.
안씨는 “유기농산물이 몸에 좋고 환경적으로 좋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유기농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도 사실”이라며 “보육시설연합회가 급식을 모두 유기농으로 하기로 결정했고, YWCA에서도 유기농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각 가정의 베란다나 옥상, 집 주변 공터에서 할 수 있는 텃밭 꾸미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우리가 도시로 들어갈 것입니다. 공터를 찾아 밭을 일구고 씨앗을 나눠주고 홍보도 할 것입니다. 농사기술의 자문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우리 농장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농업 위기의 대안, 구조적인 문제 해결부터
마지막으로 안씨는 현재 우리 농업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안씨는 “정부에서 아무리 현금을 들이붓는다고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농산물 판매의 중간 단계를 모두 제외시키고 농민이 직접 농산물의 가격 결정권을 쥐어야 한다”고 말했다. 농민들이 중간상인을 통하지 않고 직거래를 해야 된다는 말. 소비자로서는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직접 구입하고 농민들로서는 자기들이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안씨는 귀농운동본부에서는 내년부터는 한 농가가 10가구의 도시농가에 직접 농산물을 공급하도록 연계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가는 10가구의 수요에 맞춰 농사를 짓고 적정한 가격을 받고 팔기 때문에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고 도시민들로서는 안전하면서도 값싼 농산물을 공급받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도시농업은 도시에서 농업을 살리자는 것이 근본취지입니다. 우리나라의 근간은 농업이었으며, 앞으로도 생명산업으로서의 농업의 위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