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문화제에 대한 근본진단과 해결책 없는 군의 대안
당진군이 지난 연말 문화예술창달위원회를 열어 군내 각종 문화예술행사에 대한 몇 가지 대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무엇을 위한 제안인지도 분명치 않고 정작 고쳐야할 문제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진군은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지역축제가 난립하고 이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자 지난해 지역축제를 재정비한다는 목적으로 지역축제실무협의회를 만들어 활동해왔다.
지난해 하반기 당진군은 2차에 걸친 지역축제실무협의회와 민종기 당진군수 주재로 열린 문화예술창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안을 내놓았다.
심의 결과를 보면 기지시줄다리기와 쌀사랑음식축제, 상록문화제 왜목해돋이축제, 천주교성지순례행사 등 5개 행사를 군 대표축제로 하고 나머지 면천진달래민속축제 등 7개 행사를 면단위축제로 구분하되 군비지원은 동결하고 신규 축제는 예산지원을 않을 것이며 안섬풍어제 등 전통·기념·숭모행사는 예외규정으로 해놓고 예산은 동결하여 군에서 계속 지원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중 특이하게도 상록문화제는 종합문화예술축제로 성격을 바꾸고 주관단체를 현 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에서 문화원으로 전환하여 군과 예술단체(당진예총)의 협조로 운영하겠다고 하였다.
지역축제가 난립하여 일제정비하겠다는 대안이 고작 군 대표축제와 면단위축제로 분류하는 것이고 정작 가장 큰 문제점을 안고 있는 쌀사랑음식축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다.
상록문화제에 대해서도 내용상의 문제와 대책보다 권한 밖의 문제인 명칭변경과 주관권 전환을 결론으로 내놓았다.
이쯤되면 지역축제실무위원회는 상록문화제 주관단체를 바꾸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여기에 그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다.
엄연히 상록문화제는 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라는 순수민간단체에서 운영하는 행사이고, 행사주관 및 명칭에 대한 사항은 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의 고유권한이다. 그 고유권한을 넘기라는 것은 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며 누구네 사업장이 잘되니까 그 사업장을 마음에 드는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고 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당진군은 상록문화제에 지원하는 예산에 대한 감독권한은 있지만 민간단체의 행사주관권에 대해 간섭할 권한은 없으며 이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마저 뺏으려는 전제주의적인 발상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
또한 지금까지 상록문화제가 종합문화예술축제 성격의 문화행사였음이 분명한데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종합예술축제로 바꾸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의도이고 어떤 의미인지 매우 의심스럽다.
혹시 이것이 당진군이 공을 들이고 있는 쌀사랑음식축제를 위해 상록문화제를 축소시키려는 저의가 깔린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당진군은 행사나 단체운영이 예산지원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을 내놓거나 그래도 안될 경우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나가야지 이처럼 다른 의도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물론 상록문화제는 주최측의 의지와 다르게 진행된 야시장으로 인한 물의와 대중성에 치우치면서 순수 문화예술부문을 소홀히 했다는 역기능적인 측면을 반성해야 한다.
또한 이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야시장을 통제해야할 행정당국의 책임이나 행사의 성패를 참여 인원수로 평가하는 관행, 그리고 대중문화예술을 선호하는 지역풍토도 고려해야함은 물론이다.
여기서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한가지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당진군은 민간단체의 고유권한을 침해한 것에 대하여 먼저 사과를 하고 정말 문제가 있다면 공개토론회를 열든지 하여 군민의 진정한 여론을 듣고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아무튼 문제를 만든 당진군이 하루빨리 문제를 수습하여 당진군민이 만들고 당진군민이 즐기는 지역축제 상록문화제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