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길 미끄러운데 조심히 가십시오.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고 늘 평안하세요.”

버스에서 이런 살가운 인사를 듣는 것이 쉬운 일일까

지난달 31일 버스운전을 하는 이응욱씨(50)는 봄비가 쏟아지던 이른 아침부터 당진군민들의 발이 됐다. 신터미널에서 오전 8시50분에 출발하는 기지시·신평 행 버스에 올라 이씨의 하루를 동행했다.

당진여객에서 버스 운전을 하고 있는 이씨의 하루는 인사로 시작해 인사로 마무리된다. 이씨는 “인사는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하는 사람도 즐겁게 한다”며 “승객들이 지역주민들이라 모두 형제같고 부모같다”고 말했다.

합덕이 고향인 이씨는 버스를 운전하기 전에 서울서 사업을 했다. 사업을 하면서도 고향에 내려와 농사지으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17년 전 기회가 돼 고향에서 버스 운전을 시작했다. 자신이 운전하는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인사를 건넨 것도 그때부터이다.

“모두들 인사라는 것이 받으면 기분 좋고 즐거운 것인 줄 알면서도 하지 않잖아요. 인사를 통해 오히려 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그의 인사가 처음부터 승객들의 즐거움이 된 것은 아니다. 버스에서 인사 받는 경우가 드문 승객들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인사의 즐거움’을 안 이씨는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승객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

실제로 이씨와 동행한 2시간 동안 버스 안은 한 가정을 방문한 것처럼 정겨웠고 소박한 웃음이 흘렀다. 이씨는 인사뿐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몸이 불편하신 승객을 배려하기도 한다.

이렇게 시작한 이씨의 친절은 2~3년 전부터는 마이크를 이용해 승객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간다. 버스에 오르신 어르신들은 이씨의 인사에 어린 아이들처럼 즐거워했다. 오랜만에 만난다며 반가워 어쩔 줄 몰라 하시는 분도 있었다.

이날은 운행구간 변경으로 이씨가 늘 다니던 시간대를 운행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이씨의 단골승객들은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당진여객에 항의하겠다고 장난스레 말을 건넨다.

이씨는 이미 지난 2004년에도 군에서 대중교통 친절서비스 기사로 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씨는 자신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마냥 쑥스럽다고 말했다.

“내가 즐거우니 몸이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나이 적은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조금 마음이 지칩니다. 어린 학생들이 인사에 인색하다는 것이 아쉬울 때가 있어요.”

이씨는 쉬는 날이면 건강을 위해 인라인스케이트, 걷기, 배드민턴, 등산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긴다.

“아예 스트레스가 없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겠죠. 건강도 유지할 겸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특히 등산을 좋아하는데 산 정상을 힘들게 올라가 아래를 내려 볼 때면 모든 스트레스를 다 잊습니다. 운동도 인사와 비슷해요. 다들 좋은 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죠.”

비오는 시골길을 두어 시간 운전하면 지칠 법도 한데 마냥 즐겁게 일하는 이씨는 지역의 모든 분들이 늘 건강하고 평안하길 바란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전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