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藥)이란 글을 풀이해보면 옛사람들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풀’이라고 여겼으며 고통을 덜어주어 육신을 편안하게 해주고 지친 몸에 활력을 넣어주는 물질로 인간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효험이 있는 풀을 약이라 불렀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이 약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철마다 보약을 먹어야 일신의 건강을 지키고 무병장수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꽤 된다. 그러나 모든 약은 독성을 갖고 있으며 건강을 증진(增進)시키는 보약 역시 이 범주를 넘지 못한다. 제대로 된 보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건강은커녕 오히려 여느 독약 못지 않게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것이 명약관화한 일이다.

먼저 보약의 개념을 살펴보자. 보약이란 질병에 대한 한의학의 독특한 이론으로 서양의학과 구별되는 이론적 요소(要素) 가운데 하나이다. 즉 병은 병원균(病原菌)에 의해서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면역력(한의학에서는 정기(正氣)라고 표현한다)이 약해 병이 생긴다고 본다. 우스운 이야기로 오뉴월에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조차 심심찮게 걸리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땀 흘린 후 찬 바람을 쏜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감기환자와 함께 있었다고 감기를 걸리는 것도 아니다. 평소 건강한 체질의 소유자도 과로(過勞)나 장기적인 소화불량(消化不良), 수면장애(睡眠障碍), 스트레스 등 기타 다른 요인으로도 기가 약해지면 별 사소한 일로도 질환에 걸린다는 것이다.

이러첨 우리 몸의 기가 약해서 병이 생길 수 있는 상태를 허(虛)한 상태라 하고 이러한 허한 상태를 보충해주고 병을 이겨 나아가 예방하는 방법을 보법(補法)이라 칭하고 투여학 약물을 보약(補藥)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여름보약의 기운이 죄다 흐르는 땀으로 나가 효과가 없다란 낭설이 우리의 뇌리에 심심찮게 잡히고 있다는 것. 그러나 그와 정반대로 한의학이론에서는 “여름의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체의 진액과 진기가 과도하게 땀으로 배출되어 쉽게 기가 쇠진해 질환에 잘 이환된다”고 기재하고 있으며 오히려 “방법으로는 청서(淸署), 익기(益氣:더위를 물리치고 기운을 돋아주는)의 약물로서 몸의 기운을 보충해줘야 한다”고 방법을 제시했다.

평소 기가 약한 사람들은 여름만 되면 머리가 아프고 다리가 풀어지며, 입맛의 상실, 그리고 항상 기분이 나쁘게 미열(微熱)이 생기는데 이런 증상을 흔히 ‘여름탄다’고 일컫는다. 이때는 오히려 인삼이 든 보약을 써서 기를 돋아줘야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다. 선조들이 복날에 삼계탕 등 기운나는 음식을 먹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기가 왕성해야 더위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허를 보하는 목적으로 사용한 보약은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고 생체반응을 높혀 그 기능을 바로잡는 양보의 약물을 위주로 하고 과도히 배출된 진액을 보충시켜주는 음보를 보조로 한다. 양보 위주의 인삼과 황기 등으로 소진된 원기를 돋아주고 맥문동, 당귀, 작약 등으로 소갈된 진액을 보충해준다.

이러한 보약이 비록 허한 상태의 몸을 보충해 건강케 하지만 허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더운 날씨로 입맛을 잃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밤잠을 설치는 등 과로로 몸이 허한 경우에는 보약을 써야줘야 하겠지만 과음하거나 혹은 여름날 더위로 날 것, 찬 것의 과다섭취로 뱃속이 냉해지고 체기가 생겨 기가 약해진 경우 먼저 뱃속을 풀어주고 속을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또한 음식을 잘 먹지만 덥다고 육체노동이나 운동을 게을리해 영양과다로 신진대사가 안돼 쉽게 지치고 허한 사람들은 오히려 적당한 운동으로 땀을 흘려 신체의 원활한 대사를 유도해야 기가 왕성해진다. 운동을 많이 하더라도 과일이나 음료수의 섭취를 절제하면 오히려 몸이 단단해진다.

보약은 이처럼 진단을 통해 허한 원인을 먼저 살피고 음양의 허실을 가려 제대로 써야 기를 강화시키는 참된 약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예전부터 식보가 제일이요, 허투루 쓰는 보약보다 음식을 잘 먹는게 낫다고 전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