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 발전소 지원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어차피 매년 나오는 돈’

주먹구구식 집행, 수십억 증발

석문면내 각 마을을 돌아다녀보면 어느 마을이든 번듯한 마을회관이 세워져 있다. 통상 다른 지역의 경우 경노당 1동을 짓게 되면 4천5백만원, 회관과 경노당을 함께 짓게 되면 6천만원의 군비가 지원된다. 그러나 그것도 예산이 부족해 대지구입비는 지원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독지가에게 기증을 받거나 마을 자체기금으로 대지를 확보해 놓은 마믈이 우선적으로 회관건립비를 지원받게 된다.

그렇게 어렵사리 회관을 지어놓지만 정작 회관이 사용되는 경우는 1년에 많아야 두세번 정도. 마을총회나 어쩌다 경로잔치를 열 때 이용되는 것이 고작이다. 일각에서는 일년에 한 두번 사용할지라도 있기 있어야 한다지만 투자의 효용성을 놓고 여전히 논란이 분분한게 바로 마을회관이다.

그런 회관이 석문면내에는 유독 많은 편이다. 94년부터 석문면 교로리에 당진화력이 건설됨으로써 한전이 지원한 발전소 지원사업비로 이 회관을 지은 마을이 5개리. 그러나 기존에 있던 마을회관이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함에도 허물어 버리거나 일반에 임대 또는 매각하고 다시 지은 곳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1백세대 남짓한 마을에 1억원 가까이 지원돼 지어진 회관들이다. 매년 나오는 지원금을 쓰긴 써야 하는데 마땅히 할 것이 없자 가장 ‘무난한’ 회관건립사업에 쓴 경우들이다.

마을회관건립이 불요불급한 사업이라는 것은 지원금으로 회관을 지은 해당 마을의 이장들조차 인정하는 사실. 그럼에도 올해와 내년 3개 마을에 종합복지회관이라는 명목으로 1억원이 넘는 회관이 또 세워질 계획에 있다.

휴·폐업, 부실로 얼룩진

소득증대사업

발전소 지원사업으로 마을회관, 농로포장, 같은 공공시설 외에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를 위한 사업들도 시행됐다. 석문면 초락1리의 장갑공장, 교로1리의 공동축산시설, 삼봉4리의 공중목욕탕 등등이다.

소득수준이 낮은 지역주민들의 안정적인 생활기반마련과 정착의욕을 심어준다는 취지로 각 마을단위로 시행된 이러한 소득증대사업들은 그러나 사업성에 대한 면밀한 사전검토와 체계적인 운영계획없이 사업을 추진해 막대한 예산만 날리고 문을 닫거나 적자운영에 허덕이는 경우가 대부분.

지난 95년 3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초락1리에 세워진 장갑공장은 시작할 당시만해도 유망업종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가격 경쟁력과 낮은 생산성, 판로문제 등이 겹쳐 적자에 허덕이다 현재 문을 닫은 상태. 마을에서 업자에 임대를 주어 운영하게 했으나 이곳에서 일하던 부녀자들도 몇개월치 임금조차 받지 못했으며 전기료도 못내 마을에서 전기료까지 부담해왔다.

말 그대로 소득증대사업이 아닌 손실사업으로 전락한 것. 게다가 설립 당시 기계마저 이미 사양길에 접어든 기계를 들여놔 이후 다시 사업비를 지원받아 새 기계를 들여놓는 등 시행착오를 거듭해왔다.

1억3천여만원을 지원받아 지난 97년 교로1리에 세운 공동축산시설도 마찬가지. 축사를 짓고 한우 31두를 들여 놓았으나 제대로 운영도 못해 보고 지난해 사료값 파동 등과 맞물려 현재 이 축사는 텅텅 비어있는 상태다. 축산경험도 전무했던 데다 체계적인 운영계획없이 사업만 벌여놓다 보니 곧바로 파산에 이르른 것.

이 마을 대표 이모씨는 “축사를 운영할만한 사람이 없어 다른 사업으로 용도를 변경했으면 하는데 예산이 더 필요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봉4리에 6억7천여만원을 들여 지난 97년 준공된 공중목욕탕은 비단 이 마을주민 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주민들의 숙원사업이기도했다. 부지 매입비를 포함, 평당 5백만원이 넘는 예산을 들인 이 목욕탕은 그러나 준공 반년이 넘도록 부실공사로 개장조차 못했으며 결국 담당 공무원이 업자로부터 공사비를 부풀려준 댓가로 뇌물을 받아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이 목욕탕은 2천5백만원을 들여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 돈 역시 한전에서 내놓는 발전소 지원기금이다.

‘공짜 돈’인식, 지원사업 왜곡

이같이 발전소 지원사업이 방만한 예산집행과 관리소홀, 부실시공 등 전반에 걸쳐 문제를 드러내게 된 원인은 발전소 지원사업기금이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숙원사업 예산이 아닌 공짜 돈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라는 데에 공무원이나 주민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부적절하게 집행이 되었어도 아무런 제재가 없고(발전소 지원사업기금은 당진군 특별회계로 운영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집중 감사가 이뤄진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어차피 다음 해에 예산이 또 나오기 때문에 잘못된 사업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는 것.

“자기 돈 들여 하는 사업이라면 사업성도 따지지 않고 그렇게 섣불리 일을 벌이겠느냐”는 한 주민의 말에서 발전소 지원사업이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더듬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