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 발전소 지원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3)
실질적인 주민복지·혜택사업 발굴과제
당진군 지도·관리책임 다해야
■글 싣는 순서■
1) 공해피해에 대한 보상인가, 이익 환원인가 - 발전소 지원사업이란?
2) 한전 돈은 공짜 돈(?) - 멀쩡하던 마을회관 허물고 다시 짓는 지원사업의 실태와 문제점
3) 부실·비리의 사슬을 끊고 - 발전소 지원사업 거듭나기 위해
지난 2월 20일 당진군청 소회의실에서는 석문면내 이장, 기관장과 군 관계공무원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에 따른 관계자 회의가 열렸다.
지원사업 심의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철환 부군수의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는 지원사업으로 시행된 삼봉목욕탕 사업과 관련, 관계 공무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고 막대한 예산을 들인 소난지도 상수도공사에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는 등 연일 발전소 지원사업에 대한 문제점이 언론에 보도되자 당진군이 이에 대한 총점검과 개선대책을 논의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군은 그동안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한전 지원사업이 보상차원이라는 주민들의 잘못된 인식과 일부 주민의 의견에 따라 사업이 선정된 점 등으로 문제점을 노출시켰다며 현지 지도점검과 마을총회 의결로 사업선정, 공사감독, 감리·준공 공무원을 따로 지정해 사업의 투명성을 제고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석했던 각 마을 이장들은 하나같이 발전소 지원사업에 대한 군의 지나친 간섭을 가장 큰 문제로 제기하고 되레 사업시행권을 석문면이나 해당 마을에 넘길 것을 요구했다.
즉, 발전소 지원사업의 주인은 당연히 발전소 건립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석문면민임에도 주민의사는 뒷전으로 하고 당진군이 사업선정에서부터 시공·설계·감독에 이르기까지 모든 권한을 틀켜쥐고 행사함으로써 문제를 야기시켰다는 주장이었다.
이장들은 석문면이나 해당 마을에 사업시행권을 줄 경우 지역업체 선정으로 책임있게 공사를 수행할 수 있으며 사업시행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사가 잘 반영돼 부실시공이나 설계비 과다지출 등의 문제점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한 지역인사는 “문제는 사업시행을 당진군이 맡아서 했기 때문이 아니라 당진군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관리·감독의 역할을 철저히 하되 사업의 선정, 설계 등에 있어서는 주민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문면 교로리에 화력발전소가 세워지므로 지난 94년부터 석문면내 19개리에 지원된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은 모두 80건에 72억8천7백여만원이다. 연 평균 15억원 가량이 지원됐으며, 1·2·3·4호기 건설 및 가동에 따라 오는 2002년까지 40억여원이 더 지원될 전망이다.
그러나 그동안 추진된 사업들은 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보다 농로포장이나 회관건립, 농기계 보관창고 등 사업성과가 불분명하고 전시적인 사업에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석문면 모 이장은 “마을 개발위원들과 심사숙고해 주민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을 신청해도 현실성이 없다며 퇴짜를 놓기 일쑤였다”며 “그러다 보니 멀쩡한 도로에 아스콘 덧씌우기를 하거나 어쩔 수 없이 일년에 몇차례 쓰지 않는 마을회관을 짓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일년에 몇천만원씩 각 마을에 분산·투자하다보니 눈에 보이게 달라지는 것 없다”며 “몇개 마을씩 권역별로 묶어 규모있는 사업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집중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즉, 사업선정에 있어서 당진군은 시행기관중심의 편의주의적인 발상을 지양하고 주민복지와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 면밀한 사업성 검토와 체계적인 운영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1개 마을 단위로 사업을 국한시키는 예산배정기준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실시공과 공무원 비리의혹으로 얼룩진 발전소 지원사업이 폭로되면서 당진군에 쏟아진 비난의 촛점은 당진군이 과연 자정능력이 있는 자치단체인가라는 점이었다.
군은 지난해 이미 부실시공된 발전소 지원사업에 대한 여론과 민원이 들끓었음에도 이에 대한 자체 감사나 관련 책임자에 대한 아무런 조치없이 다른 부서로 이동시키는 데 그쳤다. 더구나 감사의 대상에 올라야 할 공무원을 감사 책임자로 임명해 두고 두고 입질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운동단체에서는 “관료조직에서 스스로 문제점을 밝혀내고 개선대책을 수행하길 바라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이라며 “일부 시·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민감사청구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