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간의 일들을 되돌아봅니다. 부산했던 한 해를 정리하다가 마음의 거울을 깨끗이 닦고 자신을 들여다보면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그간 내 가족 내 식구만 챙기는 이기주의자는 아니었는지, 조금 아는 것을 가지고 떠들어대지는 않았는지, 자신의 약점은 감추고 남의 약점만을 끄집어내어 비판하지는 않았는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지는 않았는지,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자리를 담보로 하여 양심을 팔지는 않았는지, 상대를 비방하며 곤경에 빠뜨리게 하지는 않았는지,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 때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해야 하는 데도 ‘예’라고 대답하지는 않았는지 곰곰이 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한 때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은 나이만큼의 속도로 페달을 밟으며 2007년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무언가 잡힐 듯싶어 뛰어가서 손을 내밀면 쏜살같이 멀어지고 마는 허망함처럼 이루지 못한 꿈만 남긴 채 한 해가 쓸쓸히 가고 있어 세상 잡사에만 매달리고 살았다는 자괴감 때문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새해에는 반목과 질시, 미움과 증오, 시기와 질투, 불신과 배신, 고통과 아픔, 아집과 편견, 오만과 갈등 등 인간이 가지고 있는 추한 욕망을 버리면서 모두가 긍정적인 자세로 살았으면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는 마음, 이해하는 마음, 신뢰하는 마음, 사려 깊은 마음, 칭찬하는 마음, 넉넉한 마음,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개인의 욕심을 줄인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된 악습이 사라지게 되어 얼마든지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게 됩니다.
문득 각 분야에서 주인공으로서 존경받고 있는 성공한 사람들을 떠 올려봅니다. 주인공은 그간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을 박수갈채로 보상받게 됩니다. 그러나 무대 뒤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묵묵히 일하는 숱한 조연들, 비록 한 번도 주인공이 되어 본적 없이 주변의 존재로만 남아있는 조연들은 오늘도 외투 깃을 세우며 출근길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며 남이 알든 모르든 정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소시민들입니다.
이러한 평범한 이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중추적인 힘이고 바쁜 시간과 없는 돈을 쪼개어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재산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숨 가쁘게 그저 달리기만 하는 어리석은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 새해에는 평정심을 되찾아 옆사람, 앞사람, 뒷사람도 두루 살피면서 함께 걷는다면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입니다.
한 해 동안 뿌렸던 씨앗이 열매를 맺은 것도 있지만, 쭉정이로 남아 불에 태워질 것이 더 많지만, 새해에는 말을 절제하되 작은 일부터 실천하며 그간 도움을 받은 소중한 분들의 감사함도 잊지 않고 살겠다는 각오로 새해 계획을 감히 세워봅니다.
저무는 해의 겨울은 꽁꽁 얼어붙어 세상이 힘겹고 고달파도, 가슴에 따뜻한 불씨를 품고 2008년 새해를 맞이한다면 우리의 마음밭엔 날마다 새날 새아침이 힘차게 밝아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