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불교문화재 박제화 우려

대규모 성보박물관 추진으로

국도비를 지원받아 건립한 큰 규모의 성보박물관이 시·군 불교문화재를 박제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는 이달초 예산군 덕산면 사천리에 수덕사 성보박물관(공사비 15억원)을 완공한데 이어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에 마곡사 성보박물관(공사비 22억원)을 건립중이다.

그러나 수덕사는 완공된 박물관에 당진군 고대면 영랑사에 있는 “영랑사 범종(도지정 문화재 자료 221호, 1759년 제작)”을 옮겨 전시할 계획에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당진지역 주민들은 “영랑사 범종은 지역주민에게 위안을 주는 삶의 일부”라며 수덕사 박물관으로의 이전계획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수덕사측은 지난해 3월에도 아무런 절차없이 영랑사 범종을 수덕사로 옮겨갔다가 당진군의 원상복귀 지시로 되돌려준 바 있다.

이외에도 수덕사는 지난해 5월, 당진군 영탑사 금동삼존불(보물 409호, 고려시대)을 옮겨갔다가 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되돌려 줬다. 공주 마곡사도 97년 9월 청양군 소재 운장암의 철보살좌상(보물 986호, 고려말~조선초)을 옮겨 갔다가 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되돌려 줬다. 그러나 마곡사측은 당시 함께 옮겨갔던 신중탱화(조선중기 제작 추정)는 지금까지 반환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도내 불교문화재와 관련한 지역주민과의 빈번한 마찰은 대규모 성보박물관 건립과 무관하지 않다. 수덕사와 마곡사측은 각각 240여평과 120평에 이르는 큰 박물관에 전시할 책자와 옛고승의 유품 등 불교관련 전시물을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군단위 작은 말사가 보관하고 있는 불교문화재에 눈독(?)을 들이게 된 것.

그러나 주민들은 “시·군 말사의 불교용품들은 하나같이 삶의 애환을 함께한 정신적 안식처”라며 “이를 박물관으로 옮기는 것은 지역정서를 무시하고 문화재가 가진 본래의 숨결을 끊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충남도가 큰 규모의 불교박물관을 지을 것이 아니라 각 말사가 보관중인 문화재가 도난위험과 관리부실의 우려가 없도록 시설관리를 돕는 일을 선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수덕사 성보박물관은 지난 97년 2월에 착공돼 현재 개관을 준비중이고, 마곡사 성보박물관은 지난 97년 12월 착공돼 내년말 개관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