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분함량 1% 차이에 울고 웃는 농민
농협, 정부수매곡 기준인 15% 일괄적용
농민들 톤당 1만원 이상 손해, 농협은 5억 이상 이득
농민회 반발로 4개 농협 상향조정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운영하고 있는 군내 9개 농협들이 벼 수분함량을 16~17%로 잡고 수매했던 전례를 깨고 일제히 정부 수매곡 기준인 15%를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가 농민들의 항의로 일부 농협이 재조정하는 일이 벌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대, 석문, 면천, 순성, 합덕, 우강, 신평, 송악, 송산 등 RPC를 보유하고 있는 9개 농협들은 올해 추곡수매에 들어가기전 벼 수분함량을 정부수매 기준인 15%로 잡아 수매하기로 일괄 결정했다. 이는 밥맛이 가장 좋다는 수분함량인 16~17%를 기준으로 벼를 사들여 도정했던 지금까지의 전례를 깬 것이어서 그 배경을 놓고 농민들 사이에 불만 섞인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농민들이 벼 수분함량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수분함량이 곧 수매가와 직결되기 때문. 수분을 16%에서 15%로 낮춰 수매했을 경우 중량이 줄어 농민들이 손해를 보는 금액은 가마당(40㎏) 5백원, 톤당 1만2천5백원 꼴이다. 농지가 많지 않은 영세한 소농의 경우라면 대수롭지 않지만 대농의 경우 1년 농비가 왔다 갔다 할 수도 있다는 것. 더욱이 건조기를 보유한 농가에서는 1%를 더 말리기 위해 기름값 전기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농가들은 수매가가 작년대비 5.5% 인상됐으나 실제 인상된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며 발끈하고 있다. 그러나 수매자금을 줄여야 하는 농협입장에서 계산한다면 상황은 반전된다.
올해 9개 농협 RPC에서 자체 수매하기로 한 물량은 4만1천8백83톤. 결과적으로 수분을 1% 낮춰 수매함으로써 농협은 5억2천3백여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같이 농협이 올 수매에서 수분함량을 일괄적으로 낮춰 결정한 배경에 대해 농협 당진군지부 관계자는 “그것이 정부수매 기준이며 해마다 회원농협에 권장해왔던 사항”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군내 모 농협의 한 임원은 “수분결정을 놓고 이사회가 열렸으나 조합장이 ‘농정당국에서 15%로 하지 않을 경우 정부수매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고 했다’며 15% 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얘기해 더이상 논의할 여지가 없었다”고 말해 모종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수분함량이 내려가면서 감량에, 건조비에 적지않은 손해를 보고 있는 농민들은 미질좋은 쌀을 생산해야 한다며 누누히 강조해 오던 농협이나 농정당국이 미질이 떨어지는 15%를 강요하는 것은 당장의 경제적 손실은 차치하고라도 농산물 생산지도정책의 혼선을 드러낸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극도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진군농민회(회장 이종현)가 읍·면 분회를 중심으로 해당 농협에 강력히 항의, 송악농협이 16%로, 우강·합덕·신평농협이 15.5%로 기준을 상향조정해 수매를 실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