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져가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문화를 통해 지역주민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안섬풍어당굿이 지난달 10일부터 이틀 동안 송악면 고대1리 안섬마을에서 안섬풍어당굿보존회(회장 하헌서) 주관으로 열렸다.
마을 앞산에 당집을 지어놓고 매년 정월 첫 진사일에 마을 사람들이 당집에 모여 산신, 용신, 서낭 3신에 대해 제의를 드리던 것에서 유래된 풍어당굿은 당산에 있는 나무를 베어다 장승을 세우는 것으로 시작됐다.
저녁에는 당제를 지냈는데 민어, 조기, 과일 등 제물을 올리고 무당이 부정풀이를 한 다음 본당굿, 대동굿, 어망굿 순으로 올리며 대동소지, 본당소지, 어망소지, 인집소지를 하는 것으로 마감했다. 행사는 지역주민들과 곳곳에서 소식을 듣고 찾아온 프리랜서 사진작가와 방송촬영팀이 가세해 성황을 이루었다. 또한 인근 안중에서 풍어제를 부활시키려는 모임의 집행부에서 행사장을 찾아 시작부터 끝까지 지켜보기도 했다.
둘째날 사람들의 액운을 품고 바다로 나가 액운을 태워버리라는 띠배 띄우기와 제물내리기, 뱃고사를 끝으로 올해 풍어제가 마무리됐다.
한 해 동안의 풍어와 무사태평을 빌며 주민들의 질병과 병마를 물리쳐 달라고 기원하는 안섬당굿은 400여년 전부터 매년 당제를 지내고 있으며 2000년 6월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돼 보존회에서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하헌서 안섬풍어당굿 보존회장은 “마을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줘 이번 행사를 성대히 마칠 수 있었다”며 “마을의 안녕과 함께 당진군과 우리나라의 안녕을 비는 의미로 경건하게 이번 소제를 지냈다”고 말했다.
‘뱃고사’를 지내는 마음
“마을 존재하는 한 전통 이을 것”
안섬풍어당굿에서 열리는 대동굿과 본당굿, 용왕굿 등은 모두 각자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 굿들이 열리고 이 굿에 쓰이는 제물도 갖가지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풍어라는 의미를 가장 많이 가진 것 중의 하나가 선주들이 배에서 직접 지내는 ‘뱃고사’가 아닐까?
안섬풍어당굿보존회의 하헌서 회장은 고대1리에서 태어났으며 뱃고사만 40여년을 지내온 바다사나이다.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안섬마을에서 열린 안섬풍어당굿 소제를 준비한 그는 여느 때처럼 1년의 액운을 태우고 멀리 보낸다는 의미를 지닌 띠배 띄우기 행사를 마치고 제물을 챙겨 자신의 배로 향했다.
‘6방’이라며 6개의 제물을 챙긴 그는 배에 올라 뱃머리와 고물, 배 가운데에 6개의 제물을 놓고 절을 7번 올렸다. 그리곤 “돈도 물고기보다도 나와 우리 가족 모두 몸 건강히 지내면 된다”며 소원을 빈다. 그의 배와 함께 나란히 있던 20여척의 배에서도 일제히 뱃고사가 올려졌다.
현대제철과 동부제강이 제철산업에 뛰어들며 이제는 어선보다 대형화물선을 보기가 너무나 쉬워져 버린 안섬포구. 화물선이 하루에도 수십척씩 오가는 바다에서 어민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조차도 대단한 의미를 갖게 되어버렸다.
두 거대 철강기업의 틈바구니에 끼어 마을의 미래조차 불투명한 상황. 그러나 하헌서 회장은 “우리 마을이 이곳에 존재하는 동안은 풍어제는 물론 뱃고사의 전통도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