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가지고 한번뿐인 생을 산다. 우리의 생(生)은 천상천하(天上天下)에 유일무이(唯一無二)하다.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것, 그것이 나의 생명이다. 오직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가지고 오직 한 번뿐인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의 인생은 한없이 값지고 소중하다.

만물유도(萬物有道)라고 하였다. 천지 만물에도 다 길이 있다. 사람은 사람이 가는 길이 있고, 짐승은 짐승이 가는 길이 있다. 정치에는 정치의 길이 있고 예술에는 예술의 길이 있다. 요사이 정책은 없고 정쟁(政爭)만 있어서도 안된다.

사람은 저마다 제 길을 간다. 우리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있다. 개인이 가야 할 길이 있고 민족이 가야 할 길이 있으며 인류가 가야 할 길이 있고 역사가 가야 할 길이 있다.

안병욱(安秉煜) 철학박사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마땅히 가야 할 길이 있고 가서는 안될 길이 있다. 우리가 가야할 큰 길, 옳은 길을 대도(大道)라 하고 또 정도(正道)라 한다. 우리는 인생과 역사의 대도와 정도를 힘차게 가야 한다. 우리가 가서는 안될 잘못된 길, 빗나간 길을 사도(邪道)라 하고 외도(外道)라 한다. 인생의 사도와 외도를 가면 불행과 파멸에 직면한다. 영원의 도시 로마는 천년도 못가서 왜? 무너지고 말았는가? 가야 할 길을 안 가고 안가야 할 길을 갔기 때문이다. 정도를 망각하고 사도와 외도를 갔기 때문이다. 모든 존재가 가야 할 본연의 길, 본래의 도(道)가 있다.

질서(秩序)란 무엇이냐. 제가 가야 할 옳은 길을 가는 것이다. 스승에는 스승의 도가 있다. 이것을 사도(師道)라고 한다. 신사에는 신사도가 있고, 무사에는 무사도(武士道)가 있다. 여성에는 부도(婦道)가 있고, 장사에는 상도(商道)가 있다. 도가 없는 술은 타락한다. 상도가 타락하면 상술(商術)이 된다.

‘사람’은 인격이요, 목적이요, 이성과 양심의 주체요, 천상 천하에 유일무이한 개성적 존재요, 천하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생명이요, 다 저마다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갖는 만물의 영장(靈長)이다.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저마다 참되게 사는 것이고 아름답게 사는 것이며 충실하게 사는 것이다. 보람있게 사는 것이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도(道)를 사랑하고 도를 구하고 도를 닦기를 힘썼다. 인생은 곧 수도(修道)였다. 산다는 것은 매일 도를 배우고 도를 닦는 것이다. 현대인(現代人)들은 이(利)와 욕(慾)과 명(名)에 눈이 어두워 도를 구하는 마음이 없어졌다. 그러니 생활이 얄팍해지고 천박해질 수밖에 없다. 깊이가 없고 높이가 없고 향기가 없고 윤기가 없는 메마른 속인(俗人)으로 자꾸만 전락한다. 현대에서는 멋이 있고 진실성이 있고 여유가 있고 낭만이 있는 참사람을 만나기가 참으로 힘들다.

우리는 일생을 여행(旅行)에 비유한다. 인간은 지상의 외로운 나그네다. 우리는 나그네처럼 이 세상에 왔다가 70, 80년을 살고 무(無)의 세계로 가버린다. 어떤 이는 인생을 꿈(夢)에 비유한다. 지내 놓고 보니 인생은 일장춘몽과 같은 것이다. 아침의 초로(草露)에 비유하기도 한다.

‘메테를링크’는 인생을 한 권의 책에 비유했다. 우리는 저마다 매일매일 한 페이지씩 인생이라는 책을 쓰고 있다. 산다는 것은 하루하루 책을 쓰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책을 읽는 책과 3가지 점에서 다르다.

첫째는 재판(再版)불가. 두 번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인생의 책은 한 권밖에 쓸 수 없고 한번 밖에 쓸 수 없다. 재판(再版)이 불가능하다. 첫 권이 곧 마지막 권(券)이다. 그것은 두 번 다시 쓸 수 없는 책이다. 인생은 유일성(唯一性)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수정(修訂)불가. 한번 쓴 다음에는 지워 버릴 수가 없다. 인생이라는 책은 오늘의 페이지를 잘못 썼다고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쓸 수 없는 일이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가 없고 내 몸에서 나온 행동(行動)은 다시 원상(原狀)으로 복구시킬 수가 없다. 순간순간의 행동이 나의 전(全) 존재의 표현이다. 하나하나의 생각, 말, 행동 사언행(思言行)이 그대로 내 인격의 발로다.

셋째로 대작(代作)불가. 인생의 책은 남이 써 줄 수가 없다.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다.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은 인생을 바로 통찰한 자만이 느끼는 깊은 각성이요, 지혜다. 천상천하에 나의 생명, 나의 인격, 나의 자아처럼 소중한 것이 없고 존엄한 것이 없다.

하루하루의 페이지가 쌓이고 쌓여서 인생이라는 한 권의 책을 이룬다. 우리는 저마다 명저를 써야 한다. 나의 성실을 다하고 나의 전력을 기울일 때 명저가 탄생한다. 명저(名著) 속에는 신념의 언어가 있고 진실의 맥박이 뛰며 감동의 드라마가 있다. 눈물의 기록이 있고 지혜의 진주가 빛나며 힘과 용기의 투쟁이 있다. 깊은 감사가 있고 눈물의 참회(懺悔)가 있으며 가슴 아픈 고뇌가 있다. 그런 책이 명저다.

우리는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 또한 정성스럽게 살아야 한다. 우리는 전력투구의 정신으로 순간순간을 정직(正直)하게 살아야 한다. 그러한 생을 사는 자만이 자기의 인생을 하나의 명저(名著)로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