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MBC의 다큐멘터리 ‘겐지스’가 방송되었습니다. 총 3만Km, 1년여간의 대장정을 담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채가 먼저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마을의 신전에서 여인들의 옷감까지 형형색색 아름다움으로 물든 나라 인도! 굳이 표현하자면 인도엔 11억 인구만큼의 색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인도인들이 믿는 신만 해도 3억 3천. 서로 다른 신을 믿어도 그들은 다 같은 힌두교로 인정해 주는 나라가 인도였습니다. 다른 종교들과 달리 힌두교는 어떤 신을 믿든 그것은 믿는 자의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3부 ‘인도의 부자들’ 편이었습니다. 인도의 재벌 총수나 부자들은 버는 만큼 베풀 줄 아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곧 신에게 봉사하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다국적 IT기업인 파트니 그룹은 ‘비폭력, 무소유’ 정신을 실천하며 기업 이윤의 10%를 사회에 기부하고 인도 전통의 타타 그룹은 발생한 이윤의 대부분을 사회에 다시 내놓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기부란 ‘사회적 책임’이 아니라 ‘생활의 방식’입니다.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기 위해 온갖 편법과 불법을 동원하는 한국의 부자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돈을 모으는 방법과 쓰는 방법을 아는 인도의 부자들! 11억의 나와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열린 사회 인도! 그러면서도 카스트제도가 현존하고 있고 테러와 차별, 박해 또한 끊이지 않는 모순적인 나라가 인도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다름의 인정을 통해 사회적 다양성을 유지하고 종교적 교리를 생활철학으로 실천함으로써 상생을 이루며 이러한 가치가 대를 이어가며 계승되고 있는 모습들은 우리 사회의 긍정적 표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삼성 이재용씨의 e삼성 피고발인 전원 무혐의 처분으로 다시 한번 대한민국 재벌의 위력을 일깨워주고 있는 우리 사회와 너무나 극명하게 비교가 되면서 씁쓸해집니다.

우리 사회의 기업인, 정치인, 사회지도층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이미 그 도를 넘어 부정적 이미지를 넘어 사회적 혐오의 대상으로 옮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면서 그들과의 커넥션을 만들기 위해 학연, 지연, 혈연 등을 형성하고 운영하며 확장하는 이중적 잣대를 경험하게 됩니다.

시바신을 만나기 위한 100여 Km이상의 순례의 대장정에 부자와 가난한 이들, 남자와 여자, 노인과 아이들… 주황색의 순례복만을 걸치고 구분할 수 없는 대열을 이루고 하나같이 자신의 바램과 소원을 담고 주황의 큰 띠를 만들어 한곳으로 묵묵히 향하는 그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분열과 경직성을 떠오릅니다.

18대 총선을 앞두고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고향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소명, 소외 없는 어울림 즉 하나됨의 이야기들이 흘러나옵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하나됨의 전제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나와 다름의 인정’이 아닐까요. 나와 다른 서로를 인식하고 인정하며 존중해 줄 때 서로 다른 나로서의 책임과 역할이 정리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 다름을 현상과 외형으로 인식하고 무리한 통합을 위한 제도나 시스템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근원적으로 서로 다름을 인식하고 이해해 상생을 각자가 실천할 때 4878만2274개의 색깔을 띤 아름다운 역동적 삶으로 아름다운 무지갯빛 띠를 이루며 살맛 나는 세상으로 바뀌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