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의 그림에선 제주도의 바람이 분다. 푸른 바다 냄새 가득한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고, 머리칼을 흔들어 놓는다.
바람 많은 제주도에서 온 김정희(39) 씨의 그림은 그래서 어쩐지 흔들려 보이기도 하고, 탁해 보이기도 하다.
“바람이 많은 제주도의 풍경은 늘 변화가 많아요. 바람이 한번 지나고 나면 나무들도 풀들도 모두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죠. 그런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인지 한동안은 늘 사물이 바람에 움직이는 것에 민감했었어요.”
바람 많은 제주도에서 살았던 경험과 동양화를 좋아하는 그녀의 성향이 그림에 영향을 미쳐 유독 무채색이 많이 사용됐다.
남편과 함께 당진에 온 지 10여년이 지나 이제는 ‘당진사람 다 됐다’는 그녀의 미소 뒤에 제주도 여자 특유의 느낌이 언뜻 비춘다.
작품 ‘나 슬퍼요’는 그녀의 딸 나현이가 6살 되던 해에 찍어 두었던 사진을 재구성한 것. 엄마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소리를 지르는 통에 금세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다. 아이의 뒷 배경에 그려진 잎사귀들은 해바라기다. 어린 싹일 때는 해충이 많아 어려움을 겪지만 그 시기를 지나고 나면 무럭무럭 자라는 해바라기를 딸 아이가 닮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려 넣었다고.
“처음엔 약해도 그 시기를 잘 견디고 나면 어떤 꽃보다도 잘 크고 예쁜 해바라기를 닮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함께 그려 넣었어요.”
그녀가 주로 그리는 인물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녀와 가까운 지인들이 대부분이다. 똑같이 그리는 것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느낌까지 화폭에 담고 싶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그녀의 화실 곳곳에는 순간의 표정을 담은 사진들이 눈에 띈다.
“닮게 그리는 것보다 그 사람에게서 풍기는 느낌, 생각, 당시의 분위기를 화폭에 담으려고 노력해요. 같은 사람인데 매번 처해진 상황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 때문에 다른 그림이 나오게 되죠.”
벽산아파트 상가 2층에 마련된 바라미미술교습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는 요즘 미협 정기전시회 준비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김정희 작가
제주대학교 미술과 졸업
1991~1994 목우회 미술대전
제주도 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회원
당진읍 읍내리 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