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만나러 가는 길, 장마가 시작되고 있었다. 비에 흠뻑 젖은 산과 들,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그의 고향 성산리로 향했다. 고향에서 여는 두번째 개인전 작업 막바지. 온 마음과 힘을 모두 작품에 쏟아부어서 일까. 그는 조금 지쳐보였고 작업실은 새로운 작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오는 28일부터 7월15일까지 당진문예의전당에서 선보이는 배효남 작가의 개인전 주제는 ‘끝없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그가 선보였던 문명과 자연, 그리고 인간에 대한 성찰의 연장선이다. 다만 자연과 문명의 대립구도였던 예전과 달리 바람직한 조화와 상생의 방법, 의미를 좀 더 고민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연에서 생명존재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문명발전의 바람직한 방향과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가에 대한 ‘끝없는 이야기’를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문명 사회의 끝이 어떨 것 같으세요?”

배 작가의 질문에 순간 머릿속이 아득해진다. 한시도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없으면 불안해하는 사람들, 동시에 그것들로 인해 늘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현실.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기 시작한 문명 사회의 끝이라...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동안 자연과 문명의 가운데 선 인간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본다. 배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대리석, 브론즈, 테라코타, 목조 등 30여 작품을 선보인다. 2개의 대형 작품은 문예의전당 소공연장과 대공연장을 잇는 야외 공간에 설치돼 실내 작품보다 2주 가량 더 오래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회 개막식은 오는 28일(토) 오후 4시 당진문예의 전당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