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의전당 2층 사회교육강좌 의상디자인반 교실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아침, 미싱을 돌리는 주부들의 손놀림으로 분주하다. 의상디자인반 주부들은 옷감을 골라 디자인하고 바느질하는 과정을 모두 직접 자신의 손으로 해 낸다.
최기숙 강사는 “한 달 동안 의상디자인에 관한 기본과정을 익히고 나면 누구나 자신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을 수 있다”며 “유행과 개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요즘 유행에 걸 맞는 자신만의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어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손애자(78) 씨는 재봉틀 앞에 앉아 돋보기 너머로 옷감 실을 풀어내고 있었다. 몇 년 전에 입던 코트인데 다시 입으려니 옷이 커서 줄여 입으려고 가지고 나왔다고.
그녀는 “유행이 지나고 몸에 맞지 않아 장롱에 갇혀 있던 옷들을 내 손으로 수선해 다시 입을 수 있어 좋다”며 “손녀 옷이랑 며느리 옷도 직접 고쳐주고 내 옷도 만들어 입을 수 있어 자부심도 생기고 즐겁다”고 말했다.
피영애(70) 씨도 “세탁소에 맡길 수도 있지만 내 손으로 옷을 만들거나 고쳐 입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보람 있는지 모른다”며 “모터 미싱이라 바늘이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 지 아직 익숙치 않지만 내 손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고 말했다.
6,70대 주부들이 주로 헌 옷을 고쳐 입는데 반해 젊은 주부들은 아이들의 옷을 만들어 주기 위해 의상디자인을 배우고 있었다.
처음으로 강의에 나왔다는 김정예(34) 씨는 집에서 인터넷을 보고 만들다가 혼자 하기가 어려워서 수강을 신청했다.
“매일 집에서만 지내다가 이렇게 다른 주부들과 함께 옷을 만드니까 기분도 좋고 선생님이 직접 알려주시니까 옷 만들기도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조금 있으면 딸 첫돌이 돌아오는데 열심히 배워서 제 손으로 직접 예쁜 옷을 해 입히고 싶어요.”
다른 수강생에 비해 오랫동안 의상디자인 수업을 받은 베태랑 주부들은 주문을 받아 판매를 하기도 하고 있었다.
정성오(59) 씨는 얼마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주문을 받아 모시옷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만든 옷을 입고 강의실을 찾은 정 씨는 “내 몸에 꼭 맞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언니의 결혼식날 화동이 입을 드레스와 턱시도를 직접 만들어 주었다는 곽윤정 씨는 초보 수강생들의 옷 만들기를 도와주고 있었다.
곽 씨는 “집안일과 육아로 바쁜 주부들이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성취감을 맛 볼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이라며 “가족들이 내가 만든 옷을 입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