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는 외딴섬 구명도의 등대지기가 된 유재우를 통해 어머니의 모순된 사랑법을 파헤치며 이 소설은 잔잔한 파도처럼 전개된다.
32살의 나이에 홀로 된 어머니는 공부 잘 하는 큰 아들을 법조인으로 만들어 자신의 삶에 대한 보상을 받고자 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늙어 병든 신세가 된다.
어머니의 편중된 사랑! 그로 인해 상처받은 둘재아들 재우는 구명도의 등대지기가 된다. 늘 어머니의 사랑을 독식했던, 어머니 자신의 전부를 걸었던 큰 아들이었건만 늙은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자 동생 재우에게 어머니를 위탁한 채 이민을 떠나고 만다.
질병조차 치유하기 힘든 섬에서 6개월간 치매에 걸려 7세 수준이 되 버린 어머니를 돌보며 예전에 미처 몰랐던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친구 난희를 통해 조금씩 알아간다. 구명도의 등대지기에게 구조조정이란 위기가 밀려오면서 이 글은 클라이막스에 다다른다.
극한 상황에서 아들을 구하기 위해 등탑을 오르는 어머니! 매일 등탑의 불을 지키기 위해 태풍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보면서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는 우직한?한 등대지기의 모습이 안타깝기까지 했지만 이 세상 낮고 낮은 곳에서도 묵묵히 소신껏 일하는 이들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지만 분명 유달리 더 정이 가는 자식은 있을 것이다. 거미는 자신의 등에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은 어머니의 몸에 촉수를 꽂고 진액을 빨아 먹으면서 자란다고 한다. 이런 참혹한 희생을 통해 종족 번식을 해 나가듯 우리 어머니들 또한 자식을 위한 아가페적 사랑을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숭고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만산홍엽이라.
온 산과 들에 울긋불긋한 단풍의 물결이 비단에 수를 놓은 듯 끝없이 펼쳐져 있는 이 풍요로운 계절 가을의 길 모퉁이에서 내 자신은 어떠했는지 뒤돌아 볼 수 있는 자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자라오는 내내 내 삶의 이정표요, 등대였던 내 부모님을 생각하매 오늘 하루라도 따뜻하고 즐거운 여유로운 시간 만드시길 기원해본다.
아니, 한 통의 안부 전화는 어떨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