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경우 (내일신문 상무)
▲ 남경우 (내일신문 상무)

정부가 지난 30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고 ‘국토이용효율화방안’을 확정함으로써 수도권 규제완화를 공식화했다. 명칭은 국토이용효율화방안이지만 실제 내용은 수도권에 대한 규제완화가 내용의 전부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신장하여 세계적인 광역경제권과 경쟁해야 한다는 논리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위해 기업투자 활성화가 절실한데 그 일환으로 수도권 규제완화가 이뤄져야한다는 게 이 방안의 배경설명이다.

지방, 성장잠재력마저 박탈될 것

이에 대해 지방과 국토의 균형발전을 주장하는 측은 크게 반대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수도권 규제완화는 수도권을 제대로 살리지도 못하면서 지방만 죽이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일부기업의 생산활동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수도권 과밀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증가와 환경오염 악화를 초래해 오히려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다. 수도권 규제철페는 지방소재기업의 수도권 이전으로 지방의 산업기반이 붕괴되어 지방을 초토화시키고 성장잠재력마저 박탈할 것이라 주장한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업종의 경우는 수도권을 향한 러시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실제 지방자치체는 그동안 지방이전을 약속했던 수도권 기업들이 투자유치계획을 줄줄이 철회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발표한 경기부양책은 10조원의 국채를 발행해 SOC건설과 수도권 재건축 규제완화를 통해 건설경기를 활성화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 또한 수도권 규제완화와 맞물리면서 서울 지방간 양극화의 심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건설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

구시대적 발상 아닌가?

수도권 규제완화방안의 공식화는 정부의 애초 의도와는 달리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언제나 위기의 극복은 사회통합과 단결이 그 기초다. 하지만 최근 진행되고 있는 수도권 규제완화책은 여야의 정책적 갈등을 드러내고 있고 국론의 분열로까지 비쳐지고 있다. 이미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지방자치단체도 여야 구분 없이 정부정책에 반대하고 나섰다. 더구나 정치권은 수도권 규제완화가 단순한 ‘경제위기 탈출구’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의 정치적 함의를 가치고 있다는 의구심마저 갖고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현 정부의 정체성과 향후 국정운영계획, 권력관리 프로그램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대선 승리 후 현 정부의 정체성은 애매모호 그 자체였다. 지역적으로나 이념적으로 확실한 자기 정체성을 갖지 못했고 위기 국면에서도 어떤 원군의 지원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 수도권규제완화로 영남에서 수도권 중심으로 현 정권의 축을 옮기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또 경제위기를 도시재개발 및 SOC등 건설 붐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발상이 이미 구시대적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2만 달러 시대(환율상승으로 많이 줄었지만)에 접어든 한국의 경우 기술개발투자를 통한 첨단기술력의 신장으로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더구나 수도권 중심의 건설투자는 수도권 중심으로 지가상승을 부추겨 또 다른 부동산 가격상승을 가져오고 결과적으로 서울 지방간 양극화가 가속화됨으로서 궁극적인 의미의 국민통합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남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