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 공룡 롯데마트 당진점이 영업 10여일째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상권을 무차별적으로 빨아들여 원시가지가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롯데마트 당진점(점장 최병호)은 지난 13일 개점식을 갖고 본격영업에 들어갔다.
롯데마트 당진점은 전국 60호점으로 지상 1층에 지상 3층으로 영업면적 약 9600㎡(2900여평) 규모다. 지상 1층부터 지상 2층은 영업매장 및 각종 편의시설로 꾸며졌으며 지상 3층은 문화센터와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또 주차장은 지상 외곽과 지상 3층에 마련돼 620여대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지상 1층은 약 5000㎡(1500여평) 규모로 신선식품, 가공식품, 생활용품으로, 지상 2층은 가전, 문화용품, 패션용품으로 꾸며졌다. 특히 미용실, 놀이방, 릴렉스샵 등 17개의 각종 편의시설과 약 450㎡(135여평) 규모의 문화센터도 갖췄다.
롯데마트 당진점 최병호 점장은 개점식에서 “최상의 상품과 서비스로 지역내 물가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내 우수 특산물을 롯데마트의 전국 유통망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 상권 무차별 흡수
롯데마트 당진점은 지난 2005년 11월15일 롯데마트 건립 허가신청을 냈다가 지역상인들의 반발 등으로 같은달 28일 반려됐다. 그러나 2006년 11월21일 토지거래허가 승인을 받은데 이어 2008년 2월21일 조건부 승인을 받아 지난 13일 개점했다.
입점추진 만 3년만에 개점한 롯데마트는 개점 첫날 6억6천만원의 일일매출을 올리며 블랙홀처럼 당진의 소비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개점 일주일째를 맞은 지난 19일, 롯데마트 당진점 박정원 부지점장은 “첫날 영업매출 목표 5억원을 상회하는 성과를 보였다”며 “인근 아산시를 비롯해 서산, 해미 등 인근 지역에서도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점 초기라 지역민들의 소비심리나 매출 현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개점 후 3개월은 지역민들의 트랜드를 파악하는데 주안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 공룡 롯데마트가 블랙홀처럼 당진의 소비자들을 빨아들이자 당진시가지는 공동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당진읍내에서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어려운 경제영향도 있지만 롯데마트 개점이후 시내에서 사람을 보기 힘들 정도가 되어 버렸다”며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한탄했다.
식당들 인력난 겪어
뿐만아니다. 롯데마트 개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가 또 있다. 바로 음식점들이다. 이들 업계는 롯데마트에서 대규모로 인력을 채용함으로써 인력난을 겪고 있다.
롯데마트 당진점은 개점하면서 약 350명의 지역민을 채용했다. 상당수가 음식점이나 다른 업계에서 이동된 인력이다. 그러나 롯데마트 당진점은 약 100여명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 대형 음식점 관계자는 “롯데마트 개점으로 신규 고용창출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인력이 대거 이동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음식점을 비롯한 각 업계에서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상인들 자구책 없어
요즘 한창 김장철을 맞아 북적거려야 할 재래시장. 평소보다는 많은 손님들이 재래시장을 찾고는 있지만 롯데마트 개점으로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은 곳이 재래시장이다.
당진재래시장의 총 242개의 점포 중 10여개의 점포가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현재로서 딱히 자구책도 없다.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온 상황이지만 당진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인한 시장 상인들간 내분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당진군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년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상황은 악화되어 가고 있다. 장날 반짝 특수를 보이기는 하나 중앙 통로를 따라 활성화되다 보니 매장을 두고도 장날이면 가두좌판을 벌이는 상인들이 부지기수다.
시장의 한 상인은 “당진재래시장 재건축사업을 몇 년째 해오고 있지만 상인들간 이해관계로 인해 지지부진한데다 경제까지 어려운 상황이어서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당진군에서 시장인근에 약 120면의 공용주차장을 개설해 주었지만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의 밤샘주차나 장기주차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지역상인들 더 늦기 전에
롯데마트 입점으로 인한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는 이미 지난 2005년부터 예견되어 왔다.
2005년 11월15일 롯데마트측이 당진군에 롯데마트 건립허가를 신청했을 당시 지역 영세상인들과 재래시장 상인들은 지역상권이 붕괴될 것이라며 반발했었다. 또한 입점할 시기가 아니라며 대형마트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당시와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단지 재래시장 인근에 120면의 주차장이 신설되고 현대화 사업이나 재래시장 환경개선사업으로 수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 있을 뿐이다. 또한 군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원시가지 활성화를 위한 축제도 일회성 행사로 그치고 있다.
소비자 단체 한 관계자는 “시대가 변하며 소비자의 욕구가 달라지고 있으나 재래시장 상인들과 영세상인들은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며 “무엇보다 상인들 스스로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다 못해 재래시장 주변 청결활동을 벌이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반갑게 웃으며 맞이하려는 서비스 노력이라도 필요하다”며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도퇴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 맞은 GS 슈퍼마켓
GS수퍼마켓도 원시가지나 재래시장 못지 않게 타격을 입었다. GS수퍼마켓은 지난 2005년 4월 코롱마트를 인수해 당진에서 독점하다시피 영업해 왔다. 그룹내에서도 전국 110개 지점 중 연 매출 10위안에 들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롯데마트의 개점은 GS수퍼마켓의 커다란 위기가 됐다. 평소 평일에도 주차장이 비좁아 주차할 곳을 찾아야 했던 GS수퍼마켓의 주차장은 주차된 차량보다 빈공간이 훨씬 많았다. 또 예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손님들의 모습은 롯데마트 당진점의 개장 여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GS수퍼마켓 당진점 박병철 부점장은 “롯데마트 개점에 따른 대책 마련으로 자체 세일준비행사와 기존 회원관리 및 가격적으로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며 “본사에서는 구체적인 대처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자체적으로 영업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 등 20여개 점포가 대형 매장과 인접해 있지만 당진이 유독 대형매장 개점여파를 많이 탔다”며 “GS수퍼마켓은 기존 개인마트나 농축협, 재래시장과 같이 성장하는 윈윈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롯데마트로 인해 그 정책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기사 내용상 취재원들의 보호를 위해 부득이 일부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