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게 씁쓸함 남긴 도교육청의 특별경비

‘스승의 날’ 행사지원비로 2억4천여만원 긴급집행

일부 교사 ‘예산반납’주장, 당진고 장학금 쓰기로

교육부와 무관하게 충남도교육청이 올해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들의 사기를 높인다는 취지로 일괄 배분한 지원경비가 오히려 일부 학교와 교사들에게 고민과 낭패감만 안겨주었다는 의견들이다.

충남도 교육청은 5월 중순 ‘스승의 날 기념행사 경비지원’이라는 명목으로 도내 각 초·중·고등학교에 학교당 10만원씩과 교사 1인당 1만원씩의 예산을 배정, 총 2억4천여만원을 일괄 집행했다. 그러나 군내 일선 학교장들은 이 경비를 받아놓고 적지않게 고심했으며 일부 학교 교사들은 실효없는 예산낭비라며 예산을 돌려주자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송산중학교 문광수 교장선생은 “나로서는 도교육청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으나 가뜩이나 어렵고 사기가 떨어진 교사들이 1인당 1만원씩 지원한 경비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적지않게 고심했다”고 말했다.

석문중학교 신양웅 교장선생도 “교사들이 이 돈의 수령을 반대, 교련을 통해 되돌려줄 것을 강하게 주장해 입장이 난처했다”며 “이왕 내려온 예산을 되돌려줄 수도 없는 일 아니냐고 교사들을 누그러뜨려야 했다”고 말했다.

결국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이 예산을 교사들의 점심값 등 공동경비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진고등학교와 같이 교사들의 경비로 쓰지 않고 학생들을 위한 비용으로 돌려쓰기로 한 경우도 있다.

당진고등학교는 예산이 배정된 지난 18일경부터 예산을 돌려줄 것이냐, 장학금 명목으로 좀더 유용하게 활용할 것이냐를 놓고 교사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져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 학교 강대석 교사는 “교육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학교운영비도 깎고 학교까지 없애는 마당에 밥 한끼 먹는 예산으로 교사를 위로하겠다는 발상은 교사를 더욱 깎아내리는 일이므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예산을 돌려주자는 교사들의 주장도 높았다”며 “학교장이나 다른 학교입장을 고려해 장학금 또는 학생 시설지원에 쓰는 쪽으로 결론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교조 충남지부(지부장 김지철)도 18일 긴급 성명과 질의를 통해 “예산절감을 강조하고 있는 이때에 이러한 선심성 낭비적 예산의 집행이 정당한 것인지 밝혀달라”고 도교육청에 항의했다. 또 도의회의 의결도 거치지 않고 갑자기 편성한 예산에 대해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둔 사전선거의혹까지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당진교육청 학무과 최종성 과장은 “이 예산은 전문직 교원들에 의해 건의된 것으로 교육감과 관련된 의혹은 사실무근이며 어떻게든 교사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격려해 주자는 도 차원의 순수한 의도에서 추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 교육위원회 김종문 교육위원도 “긴급 편성된 예산이라 사전 양해를 해주었고 최근 예산 심사안이 올라왔더라”며 예산집행 절차상의 문제를 일축했다. 또 “교육부의 일방적인 교육개혁 속에서 지쳐있고 사회적으로도 오인받고 있는 도내 교사들을 위로하고, 스승의 날 학부모에게 폐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뜻에서 이번 특별예산을 나도 적극 동의해 주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