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루 놓친 행담도 개발
김대희
·개발위원회
상임부위원장
·재향군인회장
내년(2000년) 말이면 우리 건설사상 단일 구조물로는 국내 최대의 교량인 서해대교가 완공되고 국토의 서부 대동맥이 될 서해안 고속도로가 우리 당진까지 시원하게 뚫려 서울, 인천 등 대부분의 수도권이 1시간대의 생활권으로 가까워지면서 주민생활 패턴 및 지역사회 전반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그 웅장한 장대교가 지나가는 행담도 역시 이름없는 작은 섬에서 국제적 해양관광레저단지로 탈바꿈하게 될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행담도 개발문제가 요즈음 지역의 관심 화두로 오르내리고 있다.
며칠전 고속도로 관련 문제와 행담도 개발에 관한 지역의 요구사항들을 전달하기 위해 도로공사를 방문하고 나서 한번 칼자루를 빼앗기면 얼마나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는가를 새삼 절감할 수 있었다.
도로공사측에서는 이 문제에 관한 지역의 요구를 전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였고 특히 원주민 대책도 법대로 집행하겠다는 강경한 의도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으며 실로 떨떠름하고 씁쓸한 심정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행담도 개발과 관련하여 그동안의 진행과정을 들여다 보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아내는 격이고 곁방살이 들어와서 안방까지 차지하는 격이 된 한심한 오늘의 결과는 정책결정권을 쥐고 있는 건교부의 중앙부처 이기주의와 산하 정부 투자기관인 한국도로공사측의 경영수익사업 확보 의도가 맞아 떨어진 가운데 우리지역의 개발비젼 및 경영마인드 부재와 적극적인 대응력의 결여에서 비롯됐다는 결론과 자성에 이르게 된다.
서해대교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당시 각 언론 등에서는 천혜적 조건을 지니고 있는 관광명소로 이 섬을 개발할 가치와 중요성을 들어 지역이 주도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는 문제제기를 부단히 해온 가운데 당진군에서 관광지 개발을 위한 국토이용계획 변경을 요청했으나 이곳이 아산만권 개발구역으로 고시된 지역이므로 불가하다는 통보를 건교부가 해옴에 따라 이 문제를 더이상 진행시키지 못하고 접어두게 되었다.
그러나 그후 건교부는 행담도 전체를 도로시설로 고시함과 아울러 10만5천평이나 섬을 늘리는 연접개발사업을 도로공사에 승인하면서 당초 계획에 없던 인터체인지를 개설하는등 형평과 일관성없는 이중적 행정행위를 서슴치않은 것이다.
이때라도 지역에서 강력하게 들고 일어나 이와같은 건교부의 처사를 성토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지역의 기득권과 실익을 지키고 찾는 노력이 따라야 했을거라는 지적은 뒤늦게 아픈 곳을 찌르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인 충남도 역시 행담도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도로공사측이 요구하는대로 상당한 면적의 보유토지마저 전부 넘겨줌으로써 협상의 주도권을 완전히 내어주는 결과를 초래한 어리석음을 범한 것이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러한 문제들을 접할 때마다 답답한 가슴을 억누를 수가 없다. 그동안 우리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국가적 프로젝트나 정부기관 등이 추진하는 사업들이 수도 없이 시행돼왔지만 계획수립 단계에서부터 지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정책에 제대로 반영한 경우는 별로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에서도 이러한 사업들이 계획되고 시행될 때 우리지역에 미치게 될 영향과 이해득실을 사전에 면밀히 분석하고 판단하여 지역계획과 상충되거나 지역정서와 부합되지 않을 경우 정당한 개선요구와 적극적인 대안제시를 함으로써 향후에 야기될 시행착오를 줄이고 걸림돌을 차단하는 슬기와 노력이 선행되어야 매번 뒷북치는 헛소리를 덜하게 될 것이라 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