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석 시인·문학공간 신인상 등단·나루문학회 회원·한국문인협회 당진지부 회원·시집 「바람, 그 자리에 머물면」
▲ 정재석 시인·문학공간 신인상 등단·나루문학회 회원·한국문인협회 당진지부 회원·시집 「바람, 그 자리에 머물면」

정재석 시인의 ‘그대가 잊혀지는 날’은 평생을 살면서 잊을 수 없는 한 사람을 위해 쓴 시이다. 작품 속의 ‘그대’는 3살되던 해 돌아가신 어머니로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어버이날이면 생각나는 어머니를 위해 쓰여졌다.

“어머니 얼굴이나 느낌 등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문득 그리울 때가 많아요. 특히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어머니 생각이 더욱 간절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의 사랑을 남녀가 서로를 사랑하듯 표현해 봤죠.”

정재석 시인은 1993년 첫 번째 작품집 발간 이후 아직 2집을 발간하지 못했다. 32년간 몸담았던 정든 직장을 떠나 7년째 키우고 있는 복분자를 돌보다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버렸다.

“2집에 대한 열망이 부족해서랄까요. 요즘에는 한창 농사철이라서 복분자 관리하며 수확을 기다리고 있어요. 농사일을 하고 있으면 간간히 머릿속에 구절들이 생각나요. 집에 돌아와 그것들을 옮기고 집안 모든 사람들이 잠들면 낮에 생각난 구절, 단어들을 연결해 시를 짓곤 해요.”

자연과 함께 하면서 느끼는 것들, 농사를 직접 지으면서 겪는 어려움 등이 시의 주제가 되곤 한다는 정재석 시인. 그는 복분자를 재배하며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아쉬움과 농민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농사를 짓다보니 농업인들의 소득창출이나 농업 환경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더라고요. 옛 것만을 그리워하며 살 순 없겠지만 파괴된 환경을 느끼면서 아쉬움도 들고 농사꾼들의 어려움이 몸소 와 닿아요. 그리고 그것들이 시의 소재가 됩니다.”

자연과 주변 사물, 농촌에서 느끼는 점이 시의 주제가 된다는 정재석 시인은 앞으로도 농촌에 대한 생각을 사랑으로 풀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촌과 사람과의 관계를 연인과의 사랑이야기처럼 풀어내고 싶다고.

“늙은 사람이 사랑에 대해 쓴다고 하니까 쑥스럽기도 한데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사랑 표현방식이 참 좋더라고요. 우리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을… 시에서라도 젊은 시절 못다 나눈 사랑의 아쉬움을 앞으로의 농사일, 인연, 가족들을 소재로 풀어가고 싶어요.”

그대가 잊혀지는날 - 정재석

상사화가 피는 꽃을 보며

그대가 떠나던 날이 언제인지

그리움으로 가는 아픔을

까맣게 잊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움이 치밀듯 솟아 상사화가 피던 날

그날은 기억이날까

내 몸 속에선 붉은 피를 토해도

그리움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의 가슴에 남은 당신의 체취

그대가 떼어 놓지 못하던 발걸음

깜박거리던 눈동자 채 감아보지 못하며

설움의 입 막으며 가신 당신

체념의 내음 풍기던

그날은 정녕

따스하던 손 놓으며 잊으라 할 줄은

상상도 생각도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진흙뻘에서 허덕이는 사랑은 아닐 진대

그대가 잊혀지리라 고는

더더욱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대가 잊혀지는 날에는

당신의 영혼 앞에서

거치른 세상 머물다 가는 인생일 때

당신이 남겨 둔 내 입가의 흔적

어머니 당신의 뜻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이젠 당신 곁으로 가겠노라고

그리고 영원히 아주 영원히

당신을

진정 사랑 했었노라고 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