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음성
고 정 희
새벽 달빛에 덮인
아득한 꿈 하나 일으켜 세우고
어두운 강줄기 흐르는 곳에
삼십년 지기인 바람의 끈을 풀어
평화주의자처럼,
갈잎 돛단배를 띄웠습니다
우주가 주저앉는 저 물굽이
먼 곳에 가라앉는 그대 음성,
그대 음성 속에는 늘
물망초 꽃벌판 희게 흔들리고
그대 음성 속에는 늘
미루나무 숲이 울고 음악이 부서지고
그대 음성 속에는 늘
폭풍우치던 밤의 어머니 달려와
갈잎 돛단배 위에 실은 내 생애
어여 가, 어여 가
손 흔들어 줍니다
- 시 소개해주는 남자: 정봉식(호서고 교사, 본지 편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