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퇴임 후 국화 키우는 김택일씨

지난 8월 국향회 결성, 전시회도 예정

올해 2월 정년퇴임 후 하우스에서 국화를 가꾸고 있는 김택일 전 합덕초 교장. 그의 하우스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국화부터 나무에 붙어 자란 목부작과 돌에 붙어 뿌리를 내린 석부작, 한 뿌리에서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간 연근작 등의 수백 개의 다양한 국화 분재작이 가득하다.

“국화는 생명력이 강해서 뿌리가 땅에 닿기만 해도 성장해요. 그래서 돌이나 고목에 붙어서도 잘 자랄 수 있습니다. 대신 그만큼 애정을 쏟아야지요.”

꽃에 관심이 많은 김택일씨는 퇴임 전 재직했던 합덕초등학교에 화단을 꾸미기도 했다. 합덕이 고향인 그는 꽃향기 가득한 동네를 만드는 게 바람이다.

“합덕을 보면 볼거리가 너무 없어요. 꽃도 나무도 없어서 삭막하게 느껴졌습니다. 볼거리가 있어야 사람들도 놀러오고 이 고장이 활력을 찾는 거죠. 합덕을 생각하면 꽃이 떠오를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꽃이 만발하는 10월에는 하우스에서 국화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3일 정도 전시해서 누구든 가볍게 보고 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까 합니다. 작년에도 전시회를 열었는데 마땅히 전시할 공간이 없어서 올해는 하우스를 정돈해 전시할 겁니다.”

지역주민에게 국화를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은 전시회 뿐만 아니라 동호회 결성으로도 이어졌다. 국향회(회장 이상범)는 그의 하우스에 종종 들러 국화 재배법을 배워가던 지역 주민 35명이 지난 8월 결성한 모임이다. 그의 하우스에는 회원 이름표가 달린 화분도 수십 개나 있다.

한평생 교직에 몸담았던 김택일씨는 “국화를 가꾸는 것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죽어가는 꽃일수록 물을 충분히 주고 영양제도 줘가며 애정을 쏟으니 살아나더라고요. 마찬가지로 조금 모자란 아이들도 꾸짖는 대신 인내를 갖고 지도하면 훌륭한 어른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교사들이 식물 가꾸는 걸 취미로 삼았으면 합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

김 전 교장은 서정주 시인의 시 ‘국화 옆에서’ 한 소절을 읊었다.

사군자 중 하나로 예부터 지조와 절개의 상징인 국화. 그는 봄부터 시작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비로소 가을에 꽃잎을 보여주는 국화를 통해 새삼 교훈을 얻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