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물살

떠도는 이를 위하여 3

큰비 그친 뒤

개울가에 귀를 적실듯 귀를 적실듯

흘러가는 물살을 본다

친구여,

넌출지는 햇살을 온몸에 받으며

흔들려선 마침내 드러누워버리는

물풀의 기나긴 몸짓을 본다

이른봄에 환하게 피어나서는

웃음 반 울음 반으로 반짝이다가

흔적없이 지고 마는 풀꽃,

친구여, 세상이란

우리가 풀꽃으로 한철을 누리다간

훌훌 떠밀려가는 언덕이거니.

먹빛 아픔을 벗고

짐 지기 차마 어려운 사랑마저 벗어버리고

허공에 살을 섞는 다비(茶毘)의 고운 연기

그 끝을 따르고 따르는 시선에

황홀한 물살이 어린다

친구여.

쪹다비(茶毘) : 불에 태운다는 뜻으로 ‘화장’을 이름

강인한 시집 '황홀한 물살' 中에서

- 시 소개해주는 남자: 정봉식(호서고 교사, 본지 편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