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국감실 밖 로비에는 국감장을 생중계해주는 TV가 두 대가 있고 피감기관인 농어촌공사 직원들(팀장급 이상)이 70여명과 노트북 50여대가 모여 있었다.

방청석이 작아서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하루종일 본의 아니게 피감기관의 태도를 관찰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앞에서는 비굴할 정도지만 그들에게 국회의원은 조롱의 대상이었다.

어느 의원 하나는 잘못된 통계를 가지고 끝까지 추궁하는 장면을 연출해 로비의 공무원들의 폭소를 이끌어냈고 저수지가 잘 건설되면 둑을 이중으로 지어 저수량을 2배로 할 수 있다는 자신도 이해가 안 되는 공법을 설명해 저수지전문가인 공사 직원이 오히려 동료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부탁받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전문가도 뭔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원보다 보좌관들이 더 문제라는 푸념을 통해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싸움에서 아마추어가 교만하였을 경우 어떤 대접을 받게 되는지 느끼게 되었다.

국감이 끝나갈쯤 공사 직원들은 ‘이번 국감은 물국감’이라며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4대강 관련한 96개의 저수지둑 높이기에 국회의원들이 몰입하면서 다른 것들은 전부 넘어갔다면서 오히려 4대강 살리기가 감사하단다. 그들은 자신들의 GPS고액구매의 문제는 이미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나서 국회의원들의 거듭되는 지적에 대해서는 크게 부담갈 것이 없다고 했다.

민노당의 강기갑 의원의 질의 순서에는 로비가 조용했는데 내 앞의 공사 직원이 ‘골아픈 강기갑이다’라는 외침을 통해서 강 의원만이 자신들의 정성과 상관없는 사람임이 증명됐다. 하지만 그도 자리를 비워 다른 의원들의 질의 답변을 듣지 못해서인지 추가질의에도 4대강 질의를 함으로 전원마을 조성사업이나 임원들의 성과급 잔치 등에 대해 질의를 못했다.

가장 재미있는 사건은 마감 직전 10분 있었던 참고인 증언이었다. 첫째로 나선 참고인은 농어촌공사가 농민을 기만해 토사를 팔아먹은 사건을 증언했고 둘째로 나선 김희봉 참고인은 성북리 전원마을 조성사업이 마을주민 갈등을 만들고 환경을 훼손하는가를 2분에 거쳐서 증언했는데 전국에 109개나 되는 전원마을 조성사업이 농어촌공사조직 유지를 위한 일거리 만들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2분이 끝나기 무섭게 소위원회 의장은 증언이 민원성 발언이라고 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에 동조했다. 의장은 의원들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재빨리 증언시간 종료를 선언했다. 참고인은 “의장님, 증언을 할려고 오늘 하루 종일 기다렸습니다. 2분만 시간을 더주세요. 왜 우리를 죄인 취급합니까”라고 했으나 거절을 당했고 바로 ‘의원들이 그러니까 농민들을 위한 국회가 아니라고 하지’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뒤이어 ‘여기가 어디라고~’하는 소리도 들렸다. 그리고는 마이크가 꺼져버렸다.

농민들의 탄식소리와 농어촌공사의 저녁 회식을 알리는 기쁜 외침만이 국회 본관에 메아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