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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가의 영업도 종료를 하고 동이 터올 때쯤 청소차가 지나가며 지난밤 쏟아냈던 배설물을 치운다. 그러고 나면 식품 배달차, 그리고 부지런한 서민들의 차가 지나간다. 청소를 하고, 문을 열고 물건을 배달하고…. 그렇게 도시를 돌아가게 하는 사람들이 뒤에서 바삐 움직이는 시간이다. 새벽 시간에 활동하는 사람들은 다시 화장한 사람들에게 도회지를 넘겨주고 뒷선으로 물러난다. - 여행가 이안수’
본지는 새해를 맞아 모두가 잠든 시각, 묵묵히 자신의 일터에서 세상의 아침을 준비하는 이웃들을 만날 예정이다. 인력시장에 나온 노동자, 어두운 밤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하루 장사를 준비하는 시장 상인들.... 서민들과 동행하며 나눈 새벽이야기를 연재한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동이 튼 지 꽤 됐는데도 상인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시계를 들여다 보니 바늘이 7시를 향하고 있다. 2일과 7일은 신평장날이다. 당진에는 신평과 더불어 당진과 합덕에서 5일장이 열린다. 어르신들 이야기로는 옛날에는 장날이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보따리 장사꾼들이 새벽부터 나와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단다. 헌데 요새는 대형마트에 밀려 5일장도 예전 같지 않다.
7시가 조금 지났을까. 신평시장 백금당 맞은편에 뻥튀기 기계를 실은 최상준(금천리, 68) 씨의 작은 트럭이 자리를 잡는다.
당진과 합덕, 신평 장날에만 장사를 나온다는 최상준 씨는 17살 때부터 뻥튀기 기술을 배웠다.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은 5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안 봐도 아는’ 경지에 이르렀다.
“배우긴 누구한테 배워. 옆에서 물어가며 어깨 너머로 익힌 거지... 예전에는 참 사람 많았지. 흘린 튀밥들 주워 먹는 애들도 숱했어. 지금은 그때보다 손님이 1/10로 줄었어. 요새 젊은 사람들 누가 튀밥 먹나.”
기계에 불을 지피기도 전에 첫 손님이 쌀 포대를 들고 왔다. 신당리에서 아들을 대동하고 온 할머니는 설 명절을 앞두고 강정에 묻힐 쌀 튀밥을 만들려고 왔단다. 뒤이어 같은 마을에 사는 아저씨도 콩 한 자루를 이고 왔다. 직접 심은 검은 콩을 튀겨서 세 딸과 여동생에게 간식거리로 보내려고 한단다. 8시가 넘으니 뻥튀기 기계 두 대 앞으로 쌀이며, 콩 등 곡식 자루가 줄을 선다.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이 일부러 살 빼려고 다이어트식품으로 뻥튀기를 찾지만 몇 십 년 전만해도 뻥튀기는 가난한 이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는 단골 먹을거리였다고 한다. 쌀이 귀했던 그 시절에는 보리쌀이나 강냉이로 튀긴 튀밥이 대세였지만 요새는 쌀과 서리태가 주를 이룬다. 튀기는 곡식 종류가 변한 것처럼 뻥튀기 기계도 변했다. 예전에는 솔방울이며 나무로 불을 지폈는데 요새는 전기모터로 기계를 돌리고 가스로 불을 지핀다. 덕분에 기계 두 대를 동시에 돌릴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