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동네 가설극장이 들어오면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가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즘은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주변에 많이도 있다. 그래도 영상매체로 보는 감흥과 출연자와 같은 공간에서 호흡을 하며 웃고 울고 느낄 수 있는 현장관람의 매력은 직접 체험해봐야 차이를 느끼게 된다.
좋은 공연을 펼쳐서 주민의 가슴을 행복으로 들뜨게 해야 할 문예의 전당에 근무하다보니 손님을 맞이하는 맘은 손님보다 더 설레는 게 아닌지도 모르겠다. 긴장속의 공연막이 내린 뒤에도 공연장을 나서는 표정들에서 만족정도를 읽어보려고 한다. 고심 속에 작품을 골랐어도 정작 손님 입맛에 별로인 음식상을 차린 꼴이 되면 모두 헛일일 테니까.
문예의전당 직원이라고 공연 속에 살듯하지만, 막상 각자 위치에서 일을 보느라 맘 편하게 무대 위로 감정이입할 겨를이 없으니 현장의 감흥은 관객들 반응으로 견줘보게 된다. 어차피 우리 최종고객은 공연자나 기획사가 아닌 관객(지역주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장르를 고를 때 마냥 관객의 입맛대로 따라 갈수만도 없다. 이미 유명해진 작품으로 관객동원에 쾌재를 부르면 되겠지만, 민간흥행사가 아닌 공공기관이 쉽게 나갈 바는 아니다. 지역의 순수 예술 추구파도 원정가지 않고 즐길 장도 마련해야 하고, 주민 문예수준의 자연스런 향상도 기대 하자면 객석점유율만 따질 수도 없다. 그래도 한정된 행정력으론 보다 많은 주민이 즐기는 성과가 정답이라는 이론도 있어, 이른바 대중인기와 순수예술사이에서 적절한 황금비율을 찾고자 고심하게 된다.
장르별 선호도에 따른 선택은 관객의 몫으로 두고 전당에서는 관내주민이 보고 싶던 공연정보를 놓치는 안타까움은 단한건도 없어야겠다는 목표로 홍보활동을 펼친다.
공연정보를 위해서는 문화회원제도를 활용하면 좋다. 공연계획을 정기적으로 안내받고 기획공연 관람료의 할인혜택도 있는데 가입비가 년간 1만원이니 한달 1천원정도 부담으로 가족이 함께 차별되는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면단위 외곽지역에 사시는 분들도 관심을 갖고 활용했으면 좋겠다.
이제 금연이나 껌, 휴대전화 예절 등은 거론이 무색한 정도로 잘 지켜지는 수준이지만, 어린이 나이제한, 공연 30분전 입장, 반입금지물품, 복장 등 에티켓으로 챙겨야 할 것도 많다. 꽃다발도 포장재 바스락대는 소음과 꽃가루로 인한 재채기가 유발될까봐 반입을 금지한다. 모두가 편안히 공연을 즐기도록 하는 배려지만 우리는 그도 모처럼 찾아준 고객이 행여 부담감으로 발길을 돌릴까봐 아주 조심스럽게 협조를 구해야 한다.
음악회에 곧잘 거론되는 게 박수매너인데, 연주자가 무대에 등장해서 연주를 시작하기 전까지, 또 연주를 마친 후 무대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치는 것이 보통이고 악장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않으며, 마지막 곡 뒤에는 앵콜을 청하는 의미로 길게 박수를 친다. 같은 음악공연에서도 오페라의 관람예절은 좀 다르고, 환호도 상황에 따라 구분해서 하지만, 점차 익숙해 가면 될 문화이지 부담되도록 그리 따질 일은 아닐 것이다.
예절로 거론할 건 아니지만 공연의 마무리 맛이 있는데 우리는 서두르는 경향으로 놓치는 것 같다. 객석불이 채 밝혀지지도 않고 무대에 출연자가 있는 중에도, 끝나는 조짐을 먼저 알아차리는 센스라도 있는 양 서둘러 일어나기보다, 막이 내리고 나서도 그 자리에서 느끼던 감동의 여운을 만끽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문예의전당에는 별관으로 전시관을 운영한다. 그림 말고도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는데 관람객이 적은 것을 볼 때 같은 문예의 전당 시설이면서 서자 취급당하는 것 같다. 출품자가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인 공을 생각하면 공연장의 화려한 공연 못지않게 작품 한점 한점마다 가치가 깃들어 있다. 작가의 설명을 직접 들을 기회도 있고 입장료도 거의 없는 편이니 부담 없이 방문하면 그 또한 행복감을 얻는 기회다. 여느 박물관에 가서도 잘 챙겨보고 나면 관련되는 책 한권쯤 독파한 셈이라고 한다.
기본욕구가 충족된 앞으로의 시대는 문화향유 쪽으로 눈길을 돌릴 때다.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해주는 문화를 세월이 더 가기 전에 적극 찾아나서야 하며, 고품격문화를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부지런을 떨어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