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금장수’ 이은국씨의 특기는 소금 퍼주기다.
집안식구들이 가끔 우리도 어려운데 누굴 자꾸 주냐며 역정을 낼 만큼 남들에게 소금을 퍼준다. 무료로 퍼주는 소금은 이은국씨가 가진 소금 중에서도 가장 좋은 천일염 중에 고르고 고른다. 태안 염전집으로 시집간 딸에게 공급받는 소금은 송악면 일대 맛 좋기로 소문나 있다.
매년 김장철이면 소금 200kg 이상을 송악읍사무소에 가져다 주고는 어려운 사람들 김장에 보태주라고 한다. 누구에게 소금을 나누어 지는지 잘 살펴보니 매년 주는 사람이 똑같았다고.
송악읍사무소에서는 기초수급생활자나 차상위계층에 해당되는 사람들에게 1차적으로 혜택을 주기 때문이었다. 기초수급생활자에 해당되지 않지만 집안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혜택이 없는 것 같아 올해부터는 이은국씨가 직접 배달에 나섰다고 했다.
“맨날 같은 사람한테만 주면 다른 어려운 사람들은 누가 돌봐요. 그래서 이장들한테 전화를 걸어서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데 어려운 사람을 좀 이야기 해달라고 했지. 이번 김장철에는 각 마을에 1명씩을 선정해서 제일 좋은 천일염으로 가져다 줬어요.”
이 씨가 가져온 종이에는 송악읍 마을별 소금을 나눠준 사람들 명단이었다. 명단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옆에 집에 가는 길이 빽빽이 적혀있었다.
“소금 한번 가져다 준다고 되나요? 혼자 사시는 어른들은 배달 나갔다가 음료수라도 사서 가져다가 드리고 얼굴이라도 한번 더 보려고 그래요. 비록 쌀이나 김치처럼 생활에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이분들은 소금도 사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댁에 오가는 이가 없는 것을 보고 속상했다는 이씨.
올해 69세가 된 이씨는 사실 누굴 돌볼만큼 몸이 좋지만은 않다. 젊은 시절 사고로 척추장애 판정을 받아 소금 푸대를 옮기는 것이 쉽지가 않다. 얼마 전에는 전립선암으로 병원을 다니며 암세포를 약으로 다스리고 있다.
2년 전까지는 위암으로 고생했지만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완치됐음에도 늘 항상 식사하기가 조심스럽다.
“내 몸이 힘드니까 남을 더 생각하게 되더라고. 그리고 내가 이렇게 아팠을 때 주변에서 ‘그렇게 못되게 사니까 아프지 으이구~’ 하는 것보다 ‘착한 사람이 아프면 안되는데’ 라는 말 듣는게 좋잖아요. 봉사라는 게 특별한 것 있나요. 내것 나눠주고 도와주는 것이지요.”
이씨의 바람은 이번 기사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도와달라고 연락이 오는 것이다. 늦게 시작한 봉사활동이라 어떻게 누굴 도와야할지 막막했다고 한다. 소금이 필요하면, 인력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남을 도와준다고 해서 그저 좋은 게 아니더라고요. 여러 방법을 통해서 도와줘야 하는데 기사 보시고 소금 필요한 이웃이나 봉사활동 때마다 불러주시면 언제든 달려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