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도청이전 현황과 전망 " (2)도청이전 빠를수록 좋다

도 공무원·가족 2만명이 대전시에 거주, 충남발전 저해

전남도청 이전이 확정됐다. 전남도는 지난달 30일, 전남도청의 무안으로의 이전을 확정 발표하고 후속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이 충남지역 정치권 및 도의원들 사이에서 이를 계기로 도청 이전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0년 이후 10년이 넘게 표류상태에 놓여있는 충남도청의 이전문제가 다시금 도민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충남지역신문협회가 충남도청 이전문제의 과정과 현황, 전망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 글 싣는 순서 "

(1)도청이전 왜 안하나

(2)도청이전 빠를수록 좋다

(3)전남도의 도청이전 논의에서 확정까지

잠자고 있는 도청이전 조사연구결과

지난 96년 충남도는 좥도청이전 기초조사연구좦 결과를 발표했다. 적잖은 용역비와 시간(8개월)을 투자해 내놓은 연구결론은 어떠할까. 잠깐 당시 연구결과집을 들춰보자.

좥충남도청 이전의 당위성을 사회·경제적, 행정적, 지역개발, 문화복지적 측면 등에서 살펴본 결과 충남도청이 대전시에 소재함으로써 도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였음. 따라서 도청이전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시기가 되었으며 도청이전을 통해 충남도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판단됨.좦

연구결론의 첫 구절이다. 이 조사에서 충남발전연구원은 도청이 대전에 소재하고 있어 도민의 시간적 낭비와 정신적인 소외의식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 본청 및 사업소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와 그 가족을 합해 약 2만명 정도가 대전에서 생활해 사회·경제적인 손실이 크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행정서비스의 질이다. 조사결과는 도민과의 직접 접촉기회가 적어 도민여론을 신속,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도 정책 결정과정에 도민 참여기회가 적어 자치행정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도 청사의 노후화로 사무자동화 등 도정 근대화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도 첨부됐다.

충남발전연구원은 이 조사에서 도청 소재지가 해당 도의 성장을 주도하는 추세여서 새로운 도청 소재지는 해당 도시와 주변도시, 나아가 충남 전체의 균형개발효과를 이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보고서는 지역갈등심화 등 부정적 파급효과 가능성에 대해 지적한 뒤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결과는 도청이전의 필요성에 대한 재론이 불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도청이전이 연구기관과 충남도민이 공히 인식하고 있는 결론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서는 도청 창고에서 4년째 잠자고 있다.

도청이전은 안되고 국제관광지 개발은 되고?

충남발전연구원은 도청이전 재원과 관련인구 20만명, 개발면적 5백만평의 신도시 건설을 기준으로 할 때 총 투자규모는 2조5천8백2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심 지사는 97년 말 IMF가 터지자 ‘재원확보 불투명’과 ‘경제난 극복’을 이유로 도청 이전문제를 2천년 이후로 미루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심 지사는 1조2천억원이 투여되는 국제 안면도 개발계획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까지 의욕을 가지고 사업추진을 해왔다. 같은 상황에서 국제관광지 개발사업은 가능한데 도청이전사업은 안된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현재 물가인상폭 등을 고려, 도가 추산하는 도청이전 필요재원은 다시 3조원 정도로 늘어났다. 경제적 어려움을 들어 추춤하는 사이 5천억원 정도의 자연손실금(?)이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도 도청이전이 지연되거나 장기화 되는 경우 주민들의 불만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도청이전 논의중단과 관련, 힘과 정치의 논리가 작용했다는 비판이 높다. 논의중단이 도민의 자율적인 합의와 판단에 기초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청이전 논의중단이 경제적 부담보다는 정치적 부담 때문이었다고 생각하는 도민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윤준상(공주대 지역사회개발학과) 교수는 “한 두사람의 석고화 된 사고보다는 각 시·군의 자유로운 논의를 권유하고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 교수는 또 “2천년 이후에 경제가 나아진다는 보장이 있느냐”며 “도지사가 정치적 부담을 내세우기보다 주민 참여행정을 위해 도청이전 논의를 부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도청이전사업이 오히려 충남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도내 이슈화 된 대규모 사업이 없는 상황에서 도청이전은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개발잠재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되살아나는 도청이전 논의

윤 교수는 나아가 “지방자치시대와 서해안시대의 개막을 능동적으로 맞이하기 위해 도청이전은 더욱 서둘러야 할 현안과제”라고 말한다.

도청은 자기 행정구역내에 위치하는 것이 원칙이며, 도청이 대전에 남아있어 충남지역경제에 손실을 초래하고 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 도민들의 시각이다. 충남을 위해 근무하는 직원들이 타 지역에 세금을 내는 것도 상징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소규모학교 통폐합 조례안 방청을 위해 도의회를 찾은 장모(41세, 청양군 청양읍)씨는 “도의회 찾아오기가 너무 불편하다”며 “의원들도 왔다가 가기 바쁘니 제대로 의정활동이 되겠느냐”며 반문했다.

현재 도내 곳곳에서 도청이전 논의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몇몇 도의원들도 다음 회기에 도청이전 논의를 본격적으로 공론화 할 계획임을 내비치고 있다. 재정조달방안을 고려한 입지선택안까지 제시하는 의원도 있다. 도내 몇몇 시민단체도 도청이전 논의를 공식화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청이전문제는 도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하고 신중한 결정을 요하는 만큼 논의 또한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논의를 인위적으로 가로막아서는 안되며, 오히려 논의가 활성화 되도록 뒷받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