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농업웅군이자 수도권과 인접한 당진으로 귀농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이웃으로 당진에 뿌리를 내린 귀농인들을 만나본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당진 농촌의 생활을 알아보고, 귀농의 실태와 의미 나아가 농업의 미래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더불어 군의 귀농정착지원 사업과 국내 선진지도 함께 소개해 귀농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당진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거리에 있는 서천군은 충남 최남단의 농어촌 도시다. 쌀농사를 위주로 한 농업을 바탕으로 바다자원과 모시, 소곡주 등 지역특산물을 내세운 관광산업이 주력산업이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는 어메니티, 세계최고의 생태도시’를 표방하는 서천군은 충남도내 시군 중에서도 최근 들어 귀농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자치단체다.

2009년 농촌지역 도시민 유치를 위해 ‘귀농인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도시민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귀농인들의 친목 모임에서 시작된 서천군 귀농인협의회를 중심으로 서천군에서는 최근 2년 사이에 활발한 귀농인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귀농인 친목회가 발전해 협의회 창립

2006년 서천으로 귀농, 귀촌한 도시민 20여명이 포털사이트 카페를 통해 친목을 다지기 시작했다. 낯선 곳에 정착한 도시민들은 서로가 겪은 경험과 반복된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서로 나누며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2년이 흘렀을 때쯤 카페 회원이 늘어났고, 서천군에 귀농인들의 정착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예정없이 갑자기 만나는 모임을 일컫는 ‘번개모임’을 위주로 친목을 다지고 정보를 교류해 왔던 귀농인들은 “앞으로 귀농하게 될 사람들도 우리가 겪었던 어려움과 고민을 똑같이 겪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현재 있는 서천군에 사는 귀농인들의 연대와 앞으로 서천군을 찾을 귀농 지망생들을 위한 작은 보탬이 되자”는 취지 아래 귀농인협의회 창립을 준비하게 된다. 그렇게 서천군 귀농인협의회는 2009년2월28일, 100여명의 회원이 참여해 창립됐다.

협의회가 창립되던 해에 도시민유치사업에 선정돼 정부지원을 받아 폐교였던 성암분교를 리모델링해 서천군귀농지원센터를 열고 도시민유치를 위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귀농인협의회 회원들이 자원봉사로 운영하고 있는 서천군귀농지원센터에서는 서천군에 정착한 귀농인들을 위한 교육 및 조직운영과 서천군에 정착을 원하는 귀농 지망생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시간내에 정착한 귀농인협의회와 서천군의 귀농 지원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타지역의 귀농인 관련 단체, 기관 등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귀농 준비부터 정착까지 도와

비영리민간단체인 서천군귀농인협의회는 도시민 유치를 위한 실무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오랜 도시생활에 익숙한 도시민들이 귀농을 결심하고 정착하기까지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적절한 정보를 습득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귀농인들로 이뤄진 협의회에서 귀농귀촌에 대한 상담과 안내 등을 진행하고 있어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귀농인협의회에서는 귀농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귀농귀촌 준비단계부터 교류, 정착단계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귀농 희망자들을 위해 매매나 임대가 가능한 빈집이나 토지를 파악해 도시민 인구 유치를 돕는 것은 물론 귀농귀촌에 대한 상담도 연중 실시하고 있다.

일단 귀농을 희망하고 서천에 정착할 의사가 있는 사람에게는 사전에 귀농귀촌을 체험할 수 있게 돕고 있다. 귀농희망자들이 1박2일 동안 서천군에 머물면서 서천군을 둘러보고 귀농에 필요한 토지와 빈집 등에 대한 정보를 알아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는 추구하는 귀농형태가 유사한 현지 귀농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자연스레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준다. 8차까지 진행된 귀농투어를 통해 실제로 서천군에 귀농한 사례가 10가구 이상이며 연을 맺은 현지 귀농인과 도시민이 지속적인 연락을 통해 농산물 직거래가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그 밖에도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이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동안 머물 수 있는 귀농인의 집을 운영하는가 하면, 미리 농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농토를 대여해주기도 한다.

지역주민도 귀농인협의회 회원

귀농인들의 정착 업무를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지만 귀농인협의회의 빼놓을 수 없는 설립목적은 단연 회원 간의 정보 교류와 친목,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돕는 고리 역할이다.

현재 귀농인협의회 정회원은 총 250여명으로 서천군에 정착한 귀농, 귀촌, 귀향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귀농인이 아닌 서천군 토착 지역주민 5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경환 사무국장은 “서천군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지역주민인 만큼 귀농인 회원들이 지역주민 회원들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회칙을 찬성하는 분들이라면 얼마든지 회원으로 가입해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밀어주며 귀농인협의회를 함께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귀농인협의회는 지역주민과 귀농인 간의 융화를 위해서 지역주민 초청잔치를 마련하는가 하면 귀농인지원센터를 개방해 지역의 아이들이 공부방이나 컴퓨터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열리는 농산물 축제에도 참여해 귀농인들의 활동을 알리고 직접 수확한 농산물도 판매한다. 특색있는 활동 중 하나는 한산과 마서 5일장에서 한달에 한번씩 귀농인협의회 회원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도 판매하고 귀농인 활동을 홍보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농촌 생활에 필요한 포크레인을 귀농인들이 공동구매해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고 지역주민들에게 대여하는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 - 서천군귀농인협의회 정경환 사무국장

“귀농, 발품 파는 만큼 성공”

정경환(45) 사무국장은 올해부터 자원봉사로 서천군귀농지원센터에서 상근하며 협의회 업무와 센터 운영의 실질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

5년 전 귀촌한 정 사무국장은 귀농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발품 파는 만큼 귀농에 성공할 수 있다”고 귀뜸했다.

“무작정 귀농귀촌을 하는 것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죠. 저희 귀농인협의회에서는 지원센터를 통해 귀농 희망생들을 위해 귀농귀촌 준비단계부터 돕고 있어요. 직접 내려와서 얼마간 살아보면서 귀농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귀농인의 집도 운영하고 있고요. 저희 귀농인협의회 귀농인들의 역량강화와 친목, 새로운 귀농인을 유치하고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한편 정 사무국장은 “올해 귀농인협의회의 가장 큰 숙제는 센터와 사무실 운영에 있어 자립하는 것”이라며 “언제까지 행정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는 만큼 자립해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