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동안 서해상으로 북상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기록된 태풍 곤파스로 인해 당진지역에 약 412억(6일 오후6시 현재)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군 집계에 따르면 과수낙과 피해가 575ha, 벼 도복 93ha, 비닐하우스 파손 50.5ha, 축산시설 167동 등 농축수산업 피해와 더불어 주택과 농업창고시설 등 피해도 총 6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사유시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석문면으로 약 33억7천여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송악읍, 고대면 등이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곤파스 태풍 피해는 비로 인한 피해보다는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부분의 피해가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시설물이나 농작물이 파손된 경우였다.

과수원 피해 가장 심각

이번 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과수원으로 나타났다. 군이 집계한 과수낙과 피해 규모만 해도 575ha에 달한다. 총 피해 추정금액은 147여억원으로 군내 총 피해규모액의 35.6%에 달한다.

더군다나 과수농가의 대목이라 불리는 추석을 맞아 수확을 앞두고 피해를 입어 과수 농가는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추석 후 늦게 수확하는 품종의 경우에도 나무가 쓰러지면서 뿌리 등이 손상돼 정상 수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낙과하지 않은 과실 대다수도 바람에 부딪히면서 상처가 나 상품성이 떨어진 상황이다.

과수낙과의 경우 재난지원금에서 제외돼 농가의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농협에 농작물재해보험을 가입한 군내 농가는 총 109개 농가, 181ha뿐인 것으로 알려져 재난 피해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과수 낙과 외에도 벼가 쓰러지는 도복현상이 총 93ha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벼를 제외한 농작물과 농경지 침수, 훼손 피해 등도 잇달아 농작물 피해는 645.8ha, 농경지는 66㎡로 집계됐다. 인삼재배시설과 표고재배시설 등이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지지대가 쓰러져 농작물까지 피해를 입은 경우도 있었다.

야산은 물론이고 가로수, 조경수 등 나무들이 태풍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거나 뽑혀 있는 모습을 군내 곳곳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군 집계에 따르면 산림입목 총 7500본이 손상됐다. 이중에는 송산면 도문리와 정미면 천의리, 정미면 봉성리 보호수 3본의 일부 가지 등이 손상됐으나 바로 조치됐다.

축사, 어선 파손 피해도 잇달아

강한 바람으로 인해 축산시설이 파손되고 가축이 폐사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군 집계에 따르면 축산시설 68,257㎡와 가축입식 60,054마리가 태풍 피해를 입었다.

축산시설 피해는 지붕이 날아가거나 하우스 시설이 부서지는 사례가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계장 6개소가 비바람에 무너져 병아리 3만7500수가 폐사했으며 소 3마리가 무너진 축산시설에 깔려 즉사하는 등의 사고도 발생했다.

어선 13척이 침수되거나 유실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송악 한진포구에 정박해 놓은 배 2척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전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평면 매산리에 종묘배양장 1동이 전파해 9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내수면 양식장 9개소 32동(자라 1동, 우렁 31동)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군 집계결과 나타났다.

신호등 파손, 소하천 제방 붕괴도

도로가 유실되고 인도가 붕괴되는 등 공공시설물도 피해를 입었다. 정미면 삼구실천 등 소하천 2개소의 제방이 붕괴돼 1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이 당진을 강타한 지난 1일 새벽, 군내 19개 신호등이 파손되거나 정전됐으며 전선이 절단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학교 등 공공건물의 담장과 지붕이 붕괴되기도 했으며 군내에서 공공시설물 피해규모는 약 9억8천여만원으로 집계됐다. 태풍 피해 당일에는 5천여 세대가 정전되고 4천여 세대가 전화나 인터넷 등 통신이 단절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인터뷰 - 과수낙과 피해 입은 인치연(석문 통정리) 씨

“한해 농사 다 망쳤으니 눈앞이 캄캄”

지난 1일 새벽 석문면 통정리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인치연 씨는 과수원을 보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고 한다. 여름 내내 정성들여 가꿔 수확을 열흘 남짓 남겨 놓은 사과가 모두 땅에 떨어져 있었고 늦게 수확하는 사과나무는 모두 쓰러져 있었다며 인 씨가 끔찍했던 아침을 회상했다.

“작년에 전국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사과나무예요. 마음 놓고 쉬지도 못하고 사과나무를 키워왔는데 한 순간 태풍으로 나무들이 쓰러지고 사과가 못 쓰게 됐으니 황망하고 믿기지가 않네요.”

인 씨의 과수원은 약 9917㎡(3천평)에 사과나무 1200여주를 심고 가꿨다. 이번 태풍으로 나무 한그루에 열렸던 사과 104개가 모두 떨어지고 3개만 달려 있다. 12년 된 사과나무는 수확율과 과실의 품질이 가장 좋은 성수기 때인지라 인 씨의 안타까움이 더하다.

“사과나무는 10~15년 사이가 가장 좋은 열매를 맺는 최고 성수기때인데 이렇게 나무가 쓰러져 다쳐서 어찌하면 좋을 지 막막해요. 늘 사과가 없어서 못 팔았어요. 올해도 서울 백화점에 납품하기로 했고 여름부터 예약해 둔 손님들이 잔뜩한 데 보낼 사과가 있어야지요.”

인 씨는 “쓰러진 사과나무를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함께 일으켜 세웠지만 이미 뿌리가 손상돼 나뭇가지들이 시들어 가고 있다”며 “나무에 매달린 사과도 서로 부딪혀 상처를 입어서 상품가치가 떨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