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열린 제6차 공판에는 민종기 전 군수와 강모 대표, 김모씨 등 피고인들이 참석했다. 불구속 상태인 다른 피고인들에 비해 민 전 군수는 유일하게 구속상태여서 수의를 입고 있었고 머리는 하얗게 세어있었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과 공문서 위조 혐의인 민 전 군수에게 제기된 혐의는 모두 4가지다. 우선 지난 2008년 1월 송악도시개발지구 지정과 관련해 A건설사 강모 대표로부터 용인 공세동 소재의 고급아파트 최상층 70평 아파트를 뇌물로 받은 혐의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12억2천만원에 달한다. 2009년 7월에는 관급공사 수주 등 명목으로 B건설 김모 대표로부터 2억9천만원 상당의 신평면 매산리 별장을 제공받은 혐의다. 업체의 뇌물 성격의 한라비발디 아파트 프리미엄 7천만원 취득 혐의도 있다.

이날 공판에서 한라건설 개발사업부는 최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측과 변호인단의 질문에 답했다. 검사는 분양가격이 3억원인 아파트를 민종기 전 군수가 분양받기를 원해 프리미엄을 제외한 가격으로 분양해준 것이 뇌물이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을 했다. 특히 “민 전 군수가 증인을 여러 차례 군수실로 불러 ‘분양을 진행하지 않느냐’고 요구한 것이 사실인가”라며 민 전 군수의 의도에 대해 물었다. 최모씨는 “군수실에 여러 차례 불려간 것이 사실이며 민 전 군수가 화를 내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민 전 군수와 증인의 진술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물으며 구체적인 시기와 화를 냈다는 부분에 대해 반박했다. 민 전 군수는 발언권을 얻어 “한라건설 회장님이 당진 모델하우스 개관식에 오셨을 때 ‘군수님도 한 채 분양받으라’고 농담처럼 권유도 했었고 분양을 받는 것이 건설사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 여겼다”고 주장했다.

최모씨가 증인석에서 내려간 후에는 용인시 공세동의 아파트와 관련해서 공방이 이어졌다. 12억2천만원 가량의 아파트를 뇌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A건설사의 강모 대표는 “송악도시개발지구 지정 과정에서 군수님이 먼저 용인 아파트의 카탈로그를 내려놓으며 이것을 사달라고 요구했다”며 “송악도시개발지구 지정고시가 아무 이유도 없이 늦어지고 있었는데다 자치단체장의 요구여서 오랜 기간 동안 고민했다”고 증언했다. 강모 대표는 “아파트를 사주고 하루만에 지정고시가 됐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민 전 군수가 A건설사에서 분양하는 것도 아닌 용인의 아파트를 어떻게 알고 먼저 요구를 할 수 있겠나”라며 “카탈로그를 먼저 제시해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피고인들 사이에서 뇌물제공의사를 먼저 제시한 쪽이 어디인가가 쟁점이 되면서 한동안 질문과 답이 오갔다.

질문과 답이 마무리되자 재판장은 이날 4명의 피고인 중 혐의사실이 상당부분 입증된 A건설사 강모 대표와 김모씨에 대해 최후변론을 진행하고 담당검사는 곧바로 이들에게 각각 징역 2년6개월,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민 전 군수와 B건설사 김모 대표에 대한 구형은 오는 11월 1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공판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당초 이날 공판에는 민 전 군수가 신청한 군내 종교계 인사 2명과 군청 간부공무원 1명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종교계 인사 1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고 간부공무원 1명은 사유서 없이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11월 1일 공판에서 간부공무원 1명의 증언을 듣고 남은 2명에 대해 구형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이날 구형된 2명에 대한 선고는 민 전 군수 등 2명과 같이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