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경조사 방문으로 표를 얻을 것인가
최종길 발행인겸 편집국장
기지개 펴는 지역정가
내년 4월13일로 예정되어 있는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국민회의는 개혁정당을 표방한 신당창당이라는 승부수를 띄웠고, 이에 맞서 한나라당도 제2의 창당을 위해 김덕룡 부총재를 위원장으로 하는 뉴밀레니엄위원회를 구성, 맞서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역에서도 각 후보자들의 총선출마를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올 봄 중앙당에 의해 사고지구당 판정을 받은 국민회의는 백종길 위원장이 사퇴를 않고 버티고 있는 가운데 송영진 전 의원과 한만석 연청 도지부장이 지구당 위원장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송영진 전 의원측은 지난 21일 설악가든에서 이기흥·이덕연·김천환·이은호·유병헌 군의원과 지구당 관계자 100여명을 초청, 이인제씨와 간담회를 갖고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지난 10일 연청 충남도 지부장으로 재신임 받은 한만석씨도 10월20일 연청 충남도지부 개편대회를 당진에서 갖기로 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자민련 사무총장인 김현욱 의원도 바쁜 중앙당 일정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거의 빠짐없이 지역에 내려와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
한나라당의 정석래 위원장은 정치인 가운데 가장 왕성한 의욕을 보이며 각종 행사장과 경조사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역현안문제는 주민 몫, 정치인은 뒷전
그러나 그들 중 누가 우리지역에 비젼을 제시하고 있는가?
지금 당진지역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지자체를 철저히 배제한 가운데 행담도 개발계획이 진행되고 있고, 당진항 유치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다. 석문·고대·부곡공단 개발과 한보철강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으며, 버스터미널 이전문제로 주민분열이 가속화 되고 있다. 대죽공단에 국가부두건설계획으로 당진의 유일한 난지도 해수욕장이 폐장위기를 맞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산적한 지역현안을 누가 풀어갈 것인가. 우리는 당연히 주민들의 대표를 자처하는 정치인들이 지역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서 나서고, 주민들은 그 과정 속에서 정치인들의 능력과 비젼, 지역과 지역민들에 대한 애정을 평가해서 주민대표로 선출, 자치단체나 중앙정치무대로 보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한 원칙에서 너무 멀어져 있다.
왜 지역사회의 각종 문제를 풀어가는 중심에 정치지도자들이 나서지 않고 있을까? 지역내의 많은 현안들은 여전히 소극적인 행정과 지역내의 시민·사회단체의 몫으로 남는 것인가?
우리지역의 정치지도자들은 아직도 골치 아프고 표로 연결이 불투명한 지역현안문제에 관여하기 보다는 각종 행사장·경조사 참석, 중앙당 공천이 당선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는 것인가?
누구를 뽑을 것인가
8개월 밖에 남지 않은 총선을 어떻게 맞아야 하는가? 50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룬 DJ정권에 대한 기대가 국민연금 파동, 고위공직자집 절도사건, 고급옷 로비의혹,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사건 등으로 인해 실망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는 제2건국위에서 보듯 소리만 요란했지 개혁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가 전혀 없는 가운데 내각제 파기로 국민회의와 자민련에 대한 지지가 동반추락하고 있다. 그렇다고 반사이익이 한나라당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약 4개월 후면 2000년을 맞이한다. 국제화시대·정보화시대에 우리는 아직도 경조사에 한번 찾아왔다고, 악수 한번 했다고 표를 줄 것인가? 아니면 지역감정으로 투표할 것인가?
정치와 정치인의 후진성은 우리를 절망케 한다. 이제 정치개혁을 정치인에게 맡겨서는 안된다. 정치개혁을 유권자가 할 때 진정한 정치개혁이 이루어질 것이다. 더이상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정치인, 지역주민을 섬기기 보다는 중앙당 공천에만 매달리는 정치인, 지역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보다는 경조사·행사장 방문에만 열올리는 정치인이 투표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깨끗한 정치인, 21세기를 준비할 비젼을 갖춘 정치인, 주민과 함께하는 정치인을 뽑자.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아니면 차악이라도.

